지난 2001년 `두사부일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액션영화로 대부분의 스토리가 학교에서 전개된다. 영화 제목인 `두사부일체`는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서 따 왔다. 예전에는 교육에서 덕목 중 하나로 `군사부일체(君師父 一體)`를 최고로 여겼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것은 물론 스승이 죽으면 제자가 3년 간이나 시묘(侍墓) 살이를 할 정도로 존경과 사랑으로 대했다. 스승은 중을 높여 부르는 사승(師僧)에서 왔다. 옛날에는 중을 존경해서 부를 때 `사승` 또는 `사(師)님`이라는 호칭을 썼는데 사승이 변해서 스승이 되었고 사님이 스님이 되었다. 매년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교권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날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날은 달력 속에서만 존재하는 날이 되어버렸다. 교권이 추락하면서 스승의 날은 오히려 교사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는 날이라고 한다. 그 동안 받은 마음의 아픔을, 그리고 또 다시 받을 아픔을 잘 버티고 버텨 내자며 서로를 위로하는 씁쓸한 날로 변했다. 교권 실추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될 정도로 심각하다. 그 만큼 교사들의 권위가 밑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교권 실추에 대한 책임이 교사 스스로에게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는 2만 3574건에 달한다. 교권침해의 98%는 학생에 의해 발생했고 교권침해 유형은 폭언·욕설이 1만 4775건, 수업진행방해 4880건, 기타 2535건, 폭행 461건, 교사 성희롱 459건 순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펴낸 `2016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건수는 572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비공식적 상담건수 집계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일 것이다.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는 말처럼 스승에 대한 공경이나 교권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현실이 현 교육의 슬픈 자화상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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