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한데 이어 우리 정부 대표단장을 접견하면서 양국 간 신뢰회복에 단초가 마련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박 의원실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15일 주중대사관에서 기자단과 만나 "어제 만찬 행사 후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은 우리 대표단이 많은 배려를 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했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는 것.

박 의원은 전날 저녁 일대일로 정상포럼 환영 만찬에 앞서 중국 측으로부터 시 주석 면담을 통보받았고 환영 만찬이 끝난 뒤 10여 분 정도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별도로 면담했다. 전 세계 29개국 정상과 120여 명의 각국 대표가 일대일로 포럼에 참여했으나, 시 주석과 만나지 못한 정상급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가 대단히 만족스러웠으며 문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이념에 관해 높이 평가하고 공통점이 많다는 말도 했다"며 "한중 관계는 고도로 중시돼야 하며 한중 관계 발전은 양국은 물론 아시아를 넘어 세계평화에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는 강조의 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면담에서 사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다음 주중 이해찬 특사가 중국을 방문하고 그 다음에 사드와 북핵 문제를 논의할 우리 정부 대표단이 별도로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의 통화를 계기로 예정에 없던 시 주석 면담이 이뤄졌으며 그동안 꽉 막힌 한중 관계 돌파의 신호탄을 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중 기간 중국에 사드 제재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양국 정상의 통화로 한중 관계를 풀어야겠다는 확실한 신뢰와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본다"면서 "중국 지도층과 대화 과정에서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으며 서로 진일보된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국간 관계 개선 전망은 박 의원과 탕자쉬안 중국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만남에서도 엿보인다.

탕 전 국무위원은 이날 박 의원을 만나 "어제 박 단장이 시 주석과 만났는데 비록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중국 측이 한중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선거 전 양국 간 갈등에 대해 "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견해와 입장을 잘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집권 기간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되게 발전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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