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가 넘은 5월의 느즈막한 퇴근 길, 거리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게 이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책가방을 맨 아이들이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마중해 주는 게 밤시간 부모들의 중요한 과업이 되어버린 세태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를 고민하게 한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에서 시속 10마일의 학교가 100마일로 달리는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학교의 변화 속도는 시속 25마일로 달리는 정부 관료조직보다도 늦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깊어지게 한다. 미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제3차 산업시대와는 달리 제4차 산업사회에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에게 맡겨야 한다. 2020년에는 500만개의 일자리를 로봇이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초등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현재 직업의 5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이 들어서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보이지 않고 학생들의 암울한 미래만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대선에서 이슈가 된 교육혁명에 대한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 초·중·고등 교육이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교육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창의적인 교육으로 새로운 4차 산업을 준비하여야 하며,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복지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를 통하여 교육과 직업세계가 원활하게 연계되는 평생교육체체가 바로 그것이다.

대증요법적 정책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극복할 수가 없다.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계를 이기기 위해서 인간만이 지닌 감성, 영혼과 영성에 집중하고, 복잡한 상황을 맥락 속에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 이웃과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 등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교육정책이 요청된다. 인간다움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는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가치의 핵심이다.

이제 학교는 상위 10%만을 위한 교실교육을 벗어나 100% 학생을 위한 곳이 되어야 한다. 학생 모두가 자신의 색깔을 발견하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도와야 한다. 지식의 일방향적 교수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재능에 의미 있는 학습으로 채워져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건전한 자존감에 기반을 둔 협동과 창의가 넘치는 즐거운 배움터로서 교육현장이 변화해야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밝아진다. 김종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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