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짜딴뜨라(작자 미상·현진 옮김)=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도 문학인 이 책은 기원후 약 100년경에서 500년경 사이에 인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화집으로 이미 6세기에는 아랍, 11세기에는 유럽까지 전해졌다. 하지만 단순한 우화집은 아니다. 다섯 장으로 된 논설이란 의미의 빤짜딴뜨라는 그 제목이 말하는 바와 같이 단순한 이야기의 묶음이 아니라 일정한 원칙을 가진 논설이다. 다섯 갯의 장은 각각 주제를 가지고 그에 맞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학자들은 그래서 니띠샤스뜨라라고 불리는 통치학이나 정치학에 해당하는 논설로 취급한다. 아름다운인연·2만원·384쪽

◇두 남자 이야기(최낙정 지음)=사람들은 살아가며 사람들을 만난다. 인생이란 만남의 연속이다. 특히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이 풍성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많이 알려진 사람이나 특히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큰 실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만난 정치인들의 이야기다. 고정관념을 깨워 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를 통해 알게 된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경험담이다. 두 사람은 철학과 원칙은 공유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스타일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은 나쁜 남자 같았고, 문재인은 착한 교회 오빠 같다고 말한다. 함께·1만 5000원·272쪽

◇정원생활자(오경아 글·그림)=꿈꾸는 정원을 만들고 가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을 그렇게 녹록지 않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하다. 이 책을 한꼭지씩 읽어본다면. 우리 삶에, 머릿속에, 마음속에, 싱그러운 초록의 정원이 찾아올 것이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동식물이야기, 역사와 예술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정원 이야기, 정원 속에 담긴 철학과 인물들의 내밀한 속사정까지. 집중하지 않아도 듣다 보면 재미있고, 읽고 나면 머릿속이 전구가 불이 들어오듯 찌릿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1년 사계절을 아우르는 178가지의 정원 이야기는 팍팍한 하루를 보내는 독자들의 일상에 건강한 활기와 반짝이는 아이디어, 창조적 영감을 선사한다. 궁리·1만 8000원·388쪽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이덕임 옮김)=분노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 중 하나이다. 믿음이 상실된 순간 분노하기도 하지만 믿음이 분노를 조장하기도 한다. 역사의 시작과 함께 분노도 시작됐다. 이 책에서는 역사 속에서 분노가 어떻게 대중을 이끌고 변화시켜왔는지 그리고 권력자들은 분노를 어떻게 이용해왔는지를 살펴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지금, 왜 분노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분노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이야기가있는집·1만 4800원·424쪽

◇두 번째 명함(크리스 길아보 지음·안진이 옮김)=30-40대 직장인들의 대화 주제 1위는 앞으로 뭐 먹고 살지다.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은 계속 벌어야 하니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게 제일 좋은데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은 바닥을 친지 오래다. 이 책은 현실적인 어른들을 위한 새 직업 찾기의 전략과 실제 이를 성공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일이 내게 잘 맞는지 확신이 없다면, 혹은 지금의 일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통해 실용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언젠가 갖게 될 두 번째 명함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저자가 세심하게 멘토링을 해주기 때문이다. 더퀘스트·1만 6000원·344쪽

◇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다오얼덩 지음·김영문 옮김)=산해경, 좌전, 노자, 논어, 맹자, 장자, 손자를 비롯해 정관정요, 서유기, 삼국지, 수호전, 홍루몽 등등.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은 고전으로 분류되는 저작들이다.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을 즐겨 읽은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또한 읽지 말라고 권유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독서를 방해하려는 의도는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읽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어떤 고정된 태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알마·1만 5000원·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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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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