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표심은

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으면서 지역구도가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승패를 판가름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은 이번 선거에서도 전체 판세를 축약한 `민심 바로미터`로서의 위상을 여전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성향별로는 진보진영에선 결집한 반면, 보수진영은 분산됐던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선관위가 집계한 이번 19대 대선 최종 개표결과, 문 대통령은 전 지역에서 비교적 고르게 표를 얻어 41.0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각각 24.03%, 21.41%의 득표율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6.8%,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2%다. 문 대통령과 2위인 홍 후보와의 표차는 557만 919표로, 역대 대통령 선거 최다표차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상대로 기록한 531만 표차였다.

◇문 대통령 고른 지지=문 대통령은 전국 17개 권역 중 경북과 경남, 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득표 1위를 차지했다.

서울·경기에선 각각 42.3%, 42.1%를 기록해 전국 평균 득표율을 넘어섰다. 심지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경남 지역(PK)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대구·경북 지역(TK)에서도 보수정당에 대한 몰표 현상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80%이상 몰아줬지만, 이번 선거에선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보수와 진보진영간 표 쏠림은 엇갈렸다. 진보성향 유권자의 결집은 문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TV토론회에서의 선전으로 두 자릿수 득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6.2%에 그쳐 문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가 쏠린 것이다. 반면 보수층 표심은 한국당 홍 후보(24.0%), 국민의당 안 후보(21.4%), 그리고 바른정 유승민 후보(6.8%)로 3분됐다.

◇ `민심 바로미터` 충청 잡아야 승리 재확인=충남에서는 문 대통령 38.62%, 홍 후보 24.84%, 안 후보 23.51%로 각각 집계됐다. 충북에서는 문 대통령 38.61%, 홍 후보 26.32%, 안 후보 21.78%로 나타났다. 이는 `1강 2중`의 전체 득표율과 거의 비슷한 수치로 전국 민심의 축약판이다.

대전에선 문 대통령 42.93%, 홍 후보 20.3%, 안 후보 23.21%로 2·3위 순서가 바뀌었으나, 격차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유권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적고,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새롭게 많이 입주한 세종시는 문 대통령 51.08%, 홍 후보 15.24%, 안 후보 21.02%로 전체 충청권 여론과 차이를 보였다.

충청권은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대전(박근혜 49.95%, 문재인 49.70%), 충남(박근혜 56.66%, 문재인 42.79%), 충북(박근혜 56.22%, 문재인 43.26%)에서 모두 전국 민심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었다.

◇지역구도 완화=영남과 호남에서 1·2위가 확연히 다른 지역적 특성은 여전했지만, 그 폭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영남에선 보수진영인 한국당 홍 후보에게조차 어느 곳에서도 과반의 표를 몰아주지는 않았다. 심지어 부산(문재인 38.71%, 홍준표 31.98%)과 울산(문재인 38.14%, 홍준표 27.46%)에서는 비교적 큰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호남 역시 영남만큼은 아니지만 역대 대선과 비교해 몰표 현상이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광주에서 61.14%, 전북에서 64.84%, 전남에서 59.87%를 각각 득표해 18대 대선(광주 91.97%, 전북 86.25%, 전남 89.28%)보다 크게 떨어졌다. 대신 안 후보가 광주 30.08%, 전북 23.76%, 전남 30.68%의 득표율을 기록해 야권 표를 분산시켰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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