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명칭 활용은 탁월하고 재빠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명칭 개정을 대대적으로 단행한다. 내용을 혁신해 명칭이 바뀐 것인지, 명칭을 바꾸느라 내용을 달리한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 좋은 예가 미래창조과학부다. 일각에서는 전 정부가 만든 이름의 `창조과학`은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우주가 6000년밖에 안 됐다거나 진화론과 창조론을 같은 수준의 가설로 다뤄야 한다는 등 비과학적 주장도 들어 있어서 국가 기구 명칭이 대한민국 공신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함께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골격이 유지될 전망인 가운데 2013년 부처 창설 당시부터 비판을 받아 온 `미래창조과학부`라는 명칭은 바꿀 가능성이 높다.
천안에 한 근린 공원 이름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파장이 일고 있다. 천안 터미널 일대의 신부공원 이름을 두고 서다. 택지개발 당시 개발된 동네이름을 따 `신부공원`으로 불려왔다. 이 작은 공원에 의미 있는 건립사업이 이어지면서 대학의 어느 잔디광장을 민주광장이라 부르듯 시대에 부합하는 명칭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공원에는 2015년 11월 천안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고, 이듬해엔 친일반민족행위자 규명에 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 조형물도 세워졌다. 오는 6월에는 1987년 충남 민주화운동을 상징할 `6월 민주화운동 30년 충남 기념표석`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공원 명칭 개명도 시대의 운명이 됐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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