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승리는 당선이라는 방정식이 이번에도 통했다.

`장미 대선`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이 `공식`이 깨지지 않고 이어져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북이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임을 재확인했다.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에서 38.6%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각각 26.3%, 21.7%의 득표율을 거두면서 2위와 3위에 머물렀다.

이런 충북의 성적표는 문 대통령이 41.0%, 홍 후보 24.0%, 안 후보 21.4%를 기록한 전국의 득표율과 비슷해 충북의 표심이 전국의 민심을 대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충북 표심이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면서 충북의 정치 지형에도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8곳의 충북 선거구 가운데 청주에서 3곳만 건져 5곳을 차지한 당시 새누리당에 크게 밀렸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20대 총선 결과와 상황이 역전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 26.3%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충북에서 얻었던 정당 득표율과 같다는 점에서 이전과 달라진 충북의 민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선 승리로 주도권을 쥐게 된 민주당이 상승 무드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간다면 충북에서 명실상부한 여당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대선 패배로 충북에서 입지 축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대선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역(逆) 반기문 효과`가 작용, 충북의 투표율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충북의 최종 투표율은 전국 평균(77.2%)보다 2.4% 포인트가 낮은 74.8%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것이다.

지난 1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하면서 충북의 표심은 `충북 대망론`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충북 유권자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선 투표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음성군의 투표율은 69.7%로 충북 도내 14개 시·군·구 선거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반 총장의 중도 사퇴와 충청권을 둘러싼 대형 이슈가 등장하지 않은 것이 충북 유권자들의 관심을 견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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