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요인은] 여론조사 내내 선두 지키던 문재인 이변없이 승리

예상대로 문재인이었다.

국민들은 일찌감치 조기대선의 주인공으로 문재인을 선택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실정을 집중 부각하는 `적폐 척결` 구호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든 결과였다.

문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별다른 위기 없이 선두로 질주한 끝에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여론조사에서 18주 연속 1위를 유지해온 그 성적표를 개표 당일 그대로 받아든 것이다.

`80% 투표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젊은층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26.01%를 기록하면서 문 후보는 사실상 청와대 입성을 예약했다.

60대 이상을 제외한 20-50대 세대가 폭넓게 문 후보를 지지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당선의 최대 배경은 선거 프레임을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적폐 척결`이라는 외침은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깊이 파고 들었다.

문 후보의 안보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유권자 대부분은 그의 안보 정책에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며 지지했다.

선거가 5자 구도로 전개된 것도 변수를 차단한 요인이었다.

한 때 보수·중도 단일화와 제 3지대론 논의가 표면화될 움직임이 있었지만 유야무야되면서 문 후보의 독주를 아무도 가로막지 못했다.

보수 및 중도층의 지지를 받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출마를 포기한 것도 호재였다.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 양상이 나타났지만 되레 문 후보 지지층의 위기 의식을 불러 일으키며 투표장으로 불러 일으키는 효과를 낳았다.

선거 막판까지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도 주효했다.

문 후보 캠프는 SNS와 `문재인 VOTE LIVE` 방송 등을 통해 전방위로 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해 폭 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캠프 관계자들이 마지막까지 몸을 최대한 낮추고 선거전을 펼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선대위의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지난 6일 PK(부산·경남) 민심을 `패륜집단 결집`으로 표현하면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주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역풍이 불었지만 즉시 문 단장을 물러나게 하는 선제적 대응으로 비판 수위를 낮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으로선 질래야 질 수 없는 싸움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선택은 야당 지도자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지만 문 후보자가 18대 대선 낙선 뒤 절치부심으로 `준비`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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