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는 구름에 인공적인 영향을 줘 강제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구름층이 형성돼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이 적어 구름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빙정형성을 촉진시키는 이른바 `비씨`를 뿌려 특정지역에 비를 내리게 유도하는 것이다.

인공강우는 1946년 미국에서 처음 성공한 후 1950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됐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후와 토양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열기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최근 엘니뇨 현상이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가뭄현상이 지속되면서 가뭄과 대체 수자원 확보의 한 방안으로 인공강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인공강우를 실용화해 가뭄해소와 수자원 확보에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세 먼지를 없애거나, 또 대규모 산불을 끄기 위해 인공강우를 활용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개막식 때 비가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회 전 집중적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중국 소방당국이 인공강우로 대형 산불을 진화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네이멍구 지역의 다싱안링 산맥에서 발생한 산불은 발생 하루 만에 여의도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1만㏊가 넘는 삼림을 태웠다. 중국 소방당국은 소방·경찰 인력 9400여명을 투입했지만 사흘 만인 지난 5일에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그나마 불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소방당국이 총 4차례에 걸쳐 39발의 로켓을 발사해 인공강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강수량은 2㎜에 불과했지만 화재 진압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도 매년 산불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번 주말과 휴일에도 전국을 휩쓴 산불로 축구장 220배 면적인, 163만㎡의 산림이 초토화됐다. 또 강릉 지역에선 민가 30여 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처럼 강원도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은 산악지형과 바람이 강한 강원도 지형 특성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연중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대규모 산불 진화에 인공강우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에 인공강우 실험에 나섰지만 아직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가뭄과 산불진화 등에 잠재적인 부가가치가 높은 인공강우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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