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9일은 2017년 대통령선거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사전투표율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소망이 반영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현재에 대한 변화에 관한 수많은 열망들이 용광로처럼 녹아 있다.

대선 이후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갑자기 드는 궁금증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갔다. `정말 나의 평범한 세상도 변할까?` 대통령선거 이전의 나와 대통령선거 이후의 나는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봤지만 잘 모르겠다는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2017년 새해에는 많은 일들이 해결될 것 같았던 소망과 새해부터 열심히 지키겠다고 했던 다짐들은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금연을,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누군가는 영어공부를, 누군가를 운동을 결심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새해 목표를 세운다. 그런데 5월의 초입 그 누군가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거창하게 다짐했던 신년 결심조차 막상 새해가 시작되면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실천하지 않겠다는 강한 동기라고 한다. "밥 먹고 하겠다"는 말에는 `지금은 하기 싫다`는 강한 거부심리가 숨어 있고 "새해에 담배를 끊겠다"는 것은 `지금 당장은 담배 끊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내일부터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오늘은 배가 터지도록 먹겠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시간, 특별한 날로 결심을 미룬다는 것은 겉으로 아무리 변화를 원한다고 해도 내면에서는 절대로 변화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막상 실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 그 결심은 다시 내일, 그리고 내년으로 쉽게 미뤄진다.

결심을 뒤로 미루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일도 시간에 따라 그 어려움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당장 공부를 하기는 싫지만 저녁 먹고 난 다음에는 왠지 공부가 잘될 것 같다. 지금 꺼내 든 담배는 참기 어렵지만 새해 첫날부터 담배를 끊는 것은 왠지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울 거라 느껴진다. 그래서 나중에 실천할 계획은 거창하기 마련이고, 아무리 작은 일도 지금 당장 실천한기는 어렵다. 그래서 실천은 계속 나중으로 밀리게 된다.

내일 대통령이 선출된 다음에는 무언가 거창한 것을 하겠다는 생각 대신 지금 하루라도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미뤄놓은 것은 무엇인가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때를 기다리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며 살고 있다.

내일이 지나서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안 될 거라 지레짐작하고 그만두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미리부터 포기하는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변화는 지금 이 순간, 오늘 내가 하는 행동으로 결정된다. 변화의 시작은 지금 이 순간 나부터이다.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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