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순환도로가 도심 발전 경쟁력] ④ 외곽-도심도로 비교해보니

지난 2일 오전 대전남부순환도로 방향에서 비룡분기점을 약 800m정도 남겨둔 구간이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호창 기자
지난 2일 오전 대전남부순환도로 방향에서 비룡분기점을 약 800m정도 남겨둔 구간이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호창 기자
대전 외곽고속도로는 순환도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경부·호남고속도로와 남부순환도로 등을 연결하는 고속순환노선이 도심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것. 교통체증이 극심한 출퇴근 시간 때 해당 도로를 이용하면 경제성 및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통행요금 등의 걸림돌이 있어 시민들은 이용을 꺼려하고 있는 게 현실. 실질적으로 외곽고속도로와 도심 내 관통 도로를 이용해 출근 시간 대의 풍경을 비교해 봤다.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까지의 모습이다.

◇일반 국도 극심한 정체 = 실제 주행거리 18.2㎞, 평균 속력 시속 26㎞, 소요 시간 44분.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까지의 주행 기록이다. 지난 2일 오전 7시 40분 대전도시철도 1호선 판암역 인근. 도로는 출근길에 나선 차량으로 조금씩 메워지기 시작했다. 목적지를 원자력연으로 설정한 후 네비게이션의 추천 경로(무료길)를 확인한 결과, 예상 거리 17㎞, 예상 소요시간은 29분이었다. 네비게이션의 경로 안내에 따라 주행을 시작할 당시 주변에 차량은 소통에 방해가 될 정도는 많지는 않았다.

출발 이후 판암역 네거리-제1치수교앞 네거리-충무네거리(2㎞) 구간을 주행하는 동안 시속 50-60㎞의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원활한 소통을 보였지만, 교차로 마다 1분 이상의 신호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중앙로역 네거리를 통과한 이후 증가하기 시작한 교통량으로 인해 모든 차량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매번 신호대기 시간이 필요했으며 주행속도는 시속 40-50㎞로 줄어들었다.

대종로 네거리를 통과한 이후에야 정체가 다소 풀렸는데, 원활한 소통은 남선공원 네거리까지 불과 2㎞ 구간에서 끝났다. 남선공원 네거리를 우회전으로 통과한 이후에는 도로를 빽빽하게 채운 차량들로 인해 제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삼천 지하차도를 지나 컨벤션센터 네거리에 도달할 때까지는 별다른 막힘 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예상 도착시간에 거의 다다른 28분여가 지나서야 과학공원 네거리를 통과 할 수 있었는데 북부소방서 앞 도로부터 또다시 정체가 극심해 졌다. 연구단지 네거리에서 두번의 신호대기를 거쳐 통과할 때까지 최고속도는 시속 37㎞에 불과했다. 이후 도룡 삼거리-북대전IC 구간을 주행하는 동안에는 별다른 정체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행을 마친 시간은 오전 8시 24분. 예상도착시간보다 15분 늦은 시간이었다.

◇여유로운 고속도로… 출근길 원할 = 14분. 누구에게나 바쁜 출근길,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유성구 원자력연구원 정문을 주파한 시간이다. 꽉 막한 도심 주요도로가 아닌 고속도로를 택했다. 지난 2일 오전 7시 40분, 대전도시철도 1호선 판암역에서 자동차로 출발했다. 판암IC를 통과한 시간은 7시 41분.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에 올라타 경부고속도로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기자의 차량 앞에는 7-8대가 달리고 있었다. 원활한 차량흐름에 차량의 속도는 자연스럽게 100㎞까지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공정한 기록을 위해 규정 속도를 준수했다.

고속도로 진입 후 2분이 지난 7시 43분, 비룡분기점을 통과했다. 이때 차선이 경부고속도로와 합쳐지면서 차량 증가가 눈에 띄었다. 화물차는 물론 수십대의 차량이 대열을 맞춰 진행하고 있었다. 차량이 늘어나면서 속도는 90㎞ 가량으로 줄었다. 이후 직선도로가 펼쳐지면서 서서히 속도는 규정속도를 회복했다. 고속도로 진입후 5분만에 대전IC를 통과했다. 이 때부터 차량의 흐름은 더욱 원활해졌다. 대부분의 차량들은 시속 100㎞ 이상의 속도를 내며 기자의 차량을 추월했다. 이어 7시 50분, 호남고속도로와 갈라지는 회덕분기점을 통과했다. 호남고속도로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차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호남고속도로를 진입후 2분이 지난 7시 52분, 북대전IC를 빠져나왔다. 판암동을 출발한 지 12분만에 목적지 인근에 다다른 것이다. 이후 2분간의 신호대기 후 목적지인 원자력연구원 정문을 통과했다. 판암동을 출발한 지 약 14분이 지난 오전 7시 54분, 출근길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총 주행거리는 18.8㎞로 고속도로 약 18㎞를 통과하는 데 11분이 걸렸다. 고속도로 통행료 136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시간만큼은 만족스러웠다.

◇통행료 감면혜택 필요 = 동일한 시간대에 대전 도심 내 일반국도와 외곽고속도로를 비교한 출근길의 풍경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국도의 경우 교통 체증에 따라 거북이 걸음의 44분. 외곽고속도로는 1360원의 통행료를 지불했지만 14분으로 30분이 단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대전의 외곽고속도로를 순환도로로 활용할 경우 시민들의 교통편의는 매우 높아진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대전은 5개 고속도로가 광역도로망을 형성하고 있다.

교통량을 보면 일일 기준 경부고속도로 10만 821대, 호남고속도로 2만 4563대, 당진-대전간고속도로 2만 4769대, 통영-대전간고속도로 3만 4275대, 대전남부순환도로 2만 8901대 등이다.

수많은 이용객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다한 요금 탓에 순환도로의 서비스 기능은 상실하고 있다.

도심 도로는 주요 도로의 통행속도는 20㎞ 미만이며, 버스의 통행속도가 승용차이 비해 낮다.

김명수 한밭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전교통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고속 외곽순환도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외곽 고속도로의 이용성 향상을 위해 대전시내 IC 이용객에 대해서는 통행료 무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대묵·이호창·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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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대전 서구 탄방동 삼천교 네거리에서 한밭대교 네거리 방향으로 신호대기하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박영문 기자
지난 2일 오전 대전 서구 탄방동 삼천교 네거리에서 한밭대교 네거리 방향으로 신호대기하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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