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농업만큼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산업도 없다. 1차 산업(경작), 2차 산업(가공), 3차 산업(서비스) 모두를 융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하였으며 여기에 정보통신기술, 바이오 기술, 환경 기술 등을 결합하는 스마트 농업으로 진화를 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농업을 촉망받는 미래 산업으로 생각하여 이를 발전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농업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육종`이다. 이제까지는 농산물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이 농업의 중심적 활동이었다면 육종 산업은 농산물이 아닌 씨앗을 개량하거나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지금보다 더 많은 열매가 달리거나 병충해에 더 잘 견디는 종자를 개발하고 이를 재배하여 농작물이 아닌 씨앗을 받아 판매하는 것이다. 원예를 예로 든다면 꽃을 재배하여 판매할 경우에 한 송이에 100원의 수익이 생긴다면, 이 꽃을 길러 씨앗을 받아 판매할 경우 1만 원의 수익이 생긴다고 한다. 꽃을 길러 판매하는 것보다 꽃의 씨앗을 판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씨앗을 만들어 파는 육종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동시에 국내법을 제정하거나 국제협약을 체결하여 씨앗에 대한 권리를 지식재산권의 일종으로 보호하고 있다. 1964년 영국의 `식물 품종 및 종자법`, 1970년 미국의 `식물 품종보호법`, 1973년 뉴질랜드의 `식물 품종보호법`, 1975년 스페인의 `식물 품종보호법`이 제정되었으며 유럽연합은 1995년에 `유럽연합 품종보호에 관한 규정`을 체결하였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종자산업법`, 2012년에는 `식물신품종보호법`을 제정하여 육종가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육종산업은 새로운 품종 개발에 필요한 유전자원을 획득하는 일, 그리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품종개발이나 품종개선과 관련한 일, 새로운 품종에 대한 권리를 등록하는 일, 그리고 종묘 또는 종자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일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중에서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육종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 하겠다.

현재 육종의 소재인 유전자원은 일반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수집하고 보존·관리한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신품종 개발의 소재인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자기나라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이 오늘날에는 `종자 전쟁`이라 부를 만큼 치열한데 이는 특히 선진국일수록 더욱 심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비록 유럽 국가들에 비하여 그 중요성을 늦게 알게 되었지만 세계 6위의 식물유전자원 보유국으로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센터에 27만 2100여 점을 보관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유전자원을 소재로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거나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 육종이다. 이는 교잡이나 선별과 같은 전통적인 육종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미래 산업으로 생각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라 하겠다. 물론 유전자 변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앞으로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라 볼 수 있다.

현재 육종과 관련된 국가기술자격으로는 종자기술사, 종자기사, 종자산업기사, 종자기능사 등이 있으며 객관식4지 택일형의 필기시험과 필답 및 작업형으로 치러지는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2016년까지 5273명의 종자기사, 2569명의 종자산업기사, 4만 4111명의 종자기능사가 배출되었다. 이외에 대학에서 생명공학이나 유전공학을 공부하고 육종 업무에 종사할 수도 있다.

육종전문가는 주로 대학이나 연구기관, 농업진흥청 산하의 각종 시험장 또는 종묘회사 등에서 근무하며 평균 연봉은 4878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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