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화암사 주지 혜광스님, 돌봄센터도 운영

혜광스님은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今 更無時節), 즉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전부라며 지나간 일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에서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혜광스님이 좌우명인 즉시현금 갱무시절 글귀 앞에서 신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혜광스님은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今 更無時節), 즉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전부라며 지나간 일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에서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혜광스님이 좌우명인 즉시현금 갱무시절 글귀 앞에서 신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부처님오신날은 나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나만의 빛깔과 향을 찾는 날입니다. 부처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나를 사랑하라는 깨달음입니다."

대전 서구 도솔산 자락의 화암사 주지스님인 혜광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은 나의 존재로부터 모든 게 시작한다는 것"이라면서 "자신을 아껴야 남이 보이고, 남이 보여야 그 외의 것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혜광스님은 그러면서 자신의 좌우명인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今 更無時節)을 가리켰다. 그는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전부다. 그것이 유일한 현실이고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 바로 영원한 현재"라면서 "지나간 것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고 제언했다.

혜광스님을 찾는 이들은 스님의 가르침에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그는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사찰에 와서 차 한 잔 할 수 있도록 사찰의 문턱을 텄다. 여느 사찰과는 다른 현대식 외관은 전통적 사찰이 갖는 위용보다는 내 집 같은 친근함을 주고 싶다는 혜광스님의 철학을 담았다. 그러다 보니 화암사는 불교신자뿐만 아니라 천주교 신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도 편하게 찾는다.

사회의 흐름과 함께하다 보니 지역민을 돌보는 돌봄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사회 환원 활동도 한다. 다양한 이들을 만나면서 각기 다른 사연을 접하다 보니 어느 새 화암사는 상처를 얻은 이들을 치유하는 곳이 됐다. 대전에서 매년 마음치유포럼을 열었다. 마음치유포럼은 이 시대의 힐링멘토라 불리는 혜민스님과 함께 한다.

혜광스님은 혜민스님의 사형이다. 혜민스님이 7년 전 한국에 왔을 때 혜광스님의 은사스님이 사형-사제를 맺어줬다. 얼핏 보면 닮아 친형제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상처를 얻은 이들을 치유`하는 것이 종교의 한 역할이라 본 혜광스님은 올해 상반기에 마음치유센터를 사찰에 열 계획이다.

혜광스님은 "많은 이들이 힘들고 지쳐 있는 시대다. 나라는 존재는 귀한데 남하고 비유하고 욕심 부리면서 너무 병들어 있다"면서 "만족할 줄 모르고 병들어 있다 보니 사람들의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는데, 이런 분들을 모아서 행복한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치유하는 학교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화암사 1층은 문화센터처럼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2층은 마음치유학교와 갤러리, 3층은 기도할 수 있는 법당으로 구성했다.

혜민스님이 교장으로 있는 서울 인사동 마음치유학교에 이어 지역에서는 대전에서 처음 개소하게 된다.

혜광스님은 젊은 세대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세대들은 화(火)가 많다고 합니다. 불교엔 인과법칙이 있습니다. 남에게 상처 주면 나도 상처 받게 돼 있는데 그런 인과법칙을 알면 더 조심스럽고 상처를 주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어요. 그 출발은 자신을 아끼는 데서 시작합니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