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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골목서 걷고싶은 거리로 변신 '지역공동체' 나선다

2017-04-30기사 편집 2017-04-30 15: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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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시재생] ④ 신탄진 '안심길 경관협정사업'

첨부사진1수원 거북시장. 주민들간 경관협정이 추진돼 거리가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다.
인적이 끊긴 1980년대 건물, 어두컴컴하고 좁은 복도를 따라 굳게 내려진 셔터문들만 이어진다. 대전의 관문으로 활기가 넘치던 30년 전 영화는 온데 간데 없다. 신탄진 새시장상가의 현재다. 끝없이 침체의 길로 걸어 들어갈 것만 같던 이곳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안심길 만들기 마중물 경관협정사업'이다.

도시발전이 고도화되면서 저층주거지의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인해 아파트로 획일화되고, 정부주도 경관관리의 한계에 따라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획일적인 경관이 양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내가 사는 동네·마을 '이라는 애착심이 줄어들고 예전처럼 주민들이 마을 관리에 관심이 두지 않게 되자 슬럼화돼 범죄의 우려도 높아졌다. 이 같은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적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2007 년 5월 경관법이 제정되면서 경관협정 제도가 도입됐다.

신탄진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기 전 마지막 역이 있던 곳이다. 청주시내버스와 대전시내버스가 동시에 다니는 곳으로 양 지역의 버스환승 기능도 있다. 대전의 발전과 함께 1973년 읍으로 승격된 후 1980년대 황금기를 맞았지만 산업·교통환경의 변화와 함께 서서히 뒤쳐져 왔다. 고속철도(KTX)에 올라타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

경관협정 전 상권 쇠퇴 영향으로 새시장상가는 상징인 중앙연립 건물 1층이 대부분 비었다. 사람들이 발길이 뜸해지자 어두운 골목은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아지트가 돼버렸다. 사람들은 더욱더 이곳을 꺼리고 쇠퇴는 가속됐다. 낡은 건축물과 함께 어지럽게 늘어선 간판들 사이론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신탄진 안심길' 사업은 국비를 지원 받는 첫 경관협정 사례다.

새시장 상가번영회, 신탄진동 여성자율방범대 등이 협정에 참여하고 대전시와 대덕구, 주민센터는 행정 업무를 돕는다. 총괄계획은 대전세종연구원 도시안전연구센터가 맡고 있다. 올해 사업 예산은 1억 2000만원으로 그다지 큰 액수는 아니지만 사업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마중물의 의미가 크다.

사업은 안심길 조성, 야간조명 개선, 범죄예방 시설물, 클린하우스 설치 등 하드웨어 분야와 주민참여 커뮤니티 활성화 , 경관협정교육사업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행된다. 깨끗한 거리, 걷고싶은 거리, 보기좋은 거리, 생활안전 등 4가지 콘셉트를 잡았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와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고 보행에 장애가 되는 물건이나 입간판을 길가에 놓지 않기로 약속했다. 상가 신축이나 리모델링 땐 장애인과 노약자를 배려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디자인을 적용한다.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간판에 통일성을 주고 에어컨 실외기와 창문형 간판은 눈에 띄지 않도록 치울 예정이다. 주민들은 안심벨과 공원 관리 CCTV를 운영하고 담장을 투시형으로 바꾸는 등 안전에도 힘을 쏟는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이형복 박사는 처음 주민들에게 사업을 설명할 때 '사기꾼' 취급까지 받았다. 경관협정사업에서는 주민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은 주민들이 더 열성적이다. SNS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회의 참석도 활발하다. 어떤 주민은 주차장으로 쓰라며 부지를 내놓기도 했다. 수원 거북시장 견학을 다녀오고서는 주민들 사이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져 있다.

경관협정 사업의 유일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거북시장은 새시장상가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원의 대표적 먹거리 장터였지만 현대인들의 생활패턴 변화와 함께 빠르게 몰락했다. 2013년부터 느림보타운 조성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건강, 장수, 행복의 이미지를 가진 거북과 천천히 먹고 즐기고, 구경할 수 있는 시장으로 지역 명소가 됐다.

이 박사는 "안심길 사업이 성공하려면 상권이 살아나야 한다. 거북시장도 특색 없는 상점가였다. 새시장상가에 어떤 색을 칠할 지 주민들과 고민하고 있다. 평면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중앙연립 옥상 위 공간을 벼룩시장으로 만들고 페스티벌을 여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사업은 대전의 관문 신탄진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특히 충청권 대표 관광지인 대청호로 가는 길목이라는 잇점도 있다. 경관협정이 주민의 애향심을 유도해 쾌적하고 안전한 마을환경을 조성한다면 지역공동체와 지역경제 재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사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어야 진정한 도시재생이라 할 수 있다. 관이 주도하면 재생이 아니라 재활이 된다. 앞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지역공동체 주도로 사업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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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수원 거북시장. 주민들간 경관협정이 추진돼 거리가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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