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종양 중 2.4%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년 발생자 및 사망자 수에 있어 지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1993년 이후 대부분의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 있어 5년 생존률이 점차 증가하는 방면 췌장암의 경우는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낮은 생존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암이 진단받은 이후 생존률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반면 유독 폐암과 췌장암은 그렇지 않다. 류기현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췌장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췌장암 이란= 췌장암은 췌장 내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 덩어리를 말한다. 췌장 종양의 종류로는 주로 낭성 종양의 형태를 띠는 양성 종양과 흔히 췌장암으로 불리우는 악성 종양이 있다. 췌장암은 진행에 따라 인접한 주위 조직이나 장기를 침범하거나, 림프관을 따라 림프절 전이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혈관을 따라 멀리 떨어진 장기에 원격 전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췌장암은 종류에 따라 췌관선 암종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그 이외에 드물게 선방세포 암종과, 신경내분비 종양이 발견된다.

◇췌장암의 원인= 실제 췌장암의 3분의 1 정도는 흡연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들이 있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1.7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할 경우 상대 위험도가 2-5배로 증가하며, 금연 후 10년 이상이 지나야 위험도가 비흡연자만큼 낮아진다. 비만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정상체중에 비해 여자는 37%, 남자는 3배 이상 높다. 붉은 고기,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류와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이 췌장암을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음식과 탄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췌장암의 증상= 췌장암의 증상으로 복부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배 뒷부분이나 오른쪽 윗배에서 통증이 시작되며 등 쪽으로 통증이 점점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통증이 가끔씩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통증도 점점 심해진다. 췌장암 초기, 암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소화가 안 된다`, `명치가 아프다` 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다른 증상으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는데, 황달은 췌장머리 부분에 위치한 종양이 총담관을 폐쇄해 담즙의 흐름을 막아 혈액 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서 생긴다. 소화장애의 경우 일반적인 상부 위장관 검사를 포함한 다른 소화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암종이 췌관을 막아 소화 효소가 장관으로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심하면 대변의 양상도 바뀌어, 물 위에 뜨는 옅은 색의 기름지고 양이 많은 변을 보게 된다. 뚜렷한 이유 없이 몇 달에 걸쳐 체중이 감소하는 것도 췌장암 환자에게 흔한 증상이다. 원인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의 분비가 적어져서 생기는 흡수장애와 식욕부진, 식후 통증으로 인한 음식물 섭취 감소, 암종의 간 전이나 원격 전이 등에 의한 경우들이 있다. 내분비 기능에도 이상이 생기는데 혈당의 상승이 관찰되며, 암이 생기면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방법= 일반 혈액검사를 통해 황달 및 췌장효소수치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혈액검사의 경우 췌장암에 대한 특이검사는 아니고, 다른 양성질환들에서도 시행되는 검사이다. 혈액검사의 항목 중에 종양표지자(tumor marker)라는 항목이 있는데, 종양 세포에 의해 영향을 받아 혈액 내에서 증가해 암의 진단이나 경과관찰의 지표가 되는 물질이다. 췌장암과 관련된 것이 CA19-9인데, 특이도가 낮아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증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단적인 목적 보다는 췌장암의 예후 판정과 치료 후의 추적 검사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통증이 있거나 황달이 있는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시행되는 검사이다. 그러나 췌장이 복부 깊이 위치해 관찰이 힘들고, 환자의 비만도, 장내 공기 등에 의한 검사 상 제약이 있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옆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검사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관찰자에 따라서 정확도의 차이가 크고 일부 주관적인 경향이 있는 단점이 있다.

흔히 CT라고 하는 컴퓨터단층촬영은 초음파 검사보다 췌장암을 진단하거나 병기를 측정하는데 더 유용한데 검사자에 따른 오류가 적으며 병변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영상이 더 세밀해 1㎝ 정도의 암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췌장암을 진단하고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고령의 황달 환자 중 췌장암이 의심되는 경우 먼저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고, 다른 질환과의 감별 및 병기설정에 중요하다.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진단이 애매할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이 추가적인 검사법으로 시행된다. 췌관 또는 담관을 관찰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간 전이를 잘 발견할 수 있다.

◇췌장암의 치료= 치료방법은 여러 진단방법을 통해 설정된 병기와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정해진다.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이런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법은 암이 췌장 내에 국한돼 있는지와 주변 구조물로의 침윤 여부를 고려해 결정 하게 된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세포에 대한 독성을 나타내는 약물을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투여하는 치료요법이다. 암이 진행해 수술적 요법이 어렵거나 수술 후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 하지만 전이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항암 화학요법과 동시에 시행되는 경우가 있고, 수술 중에 방사선을 조사하기도 한다. 또한 뼈 등의 전이병소에도 조사(照射)가 가능한데, 통증의 완화를 위해 주로 사용된다. 증상치료 요법으로 담관 폐쇄 시 담관 내에 인공관을 삽입하기도 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복강신경절의 신경마취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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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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