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약창] 별도 표시 없을 땐 서늘한 곳 상온보관

유통기한이 2019년까지인 안약을 개봉할 경우, 얼마동안 사용해도 될까요. 정답은 한 달입니다. 그럼 병원에서 처방받아 조제해 온 어린이용 해열제 시럽은 얼마동안 두고 복용해도 될까요. 보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구입한 해열제 시럽도 일주일 후에는 폐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약국에서 구입한 경우에는 개봉 후 한 달까지 사용가능 합니다. 또 이런 해열제 시럽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더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해열제 시럽을 냉장보관하면 시럽층이 분리돼 약 성분이 변해버릴 수 있습니다. 꼭 해열제시럽이 아닌 일반적인 시럽들도 냉장고에선 입자들이 서로 엉겨 붙어 약성이 변할 수 있으므로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약국에서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항생제 시럽은 꼭 냉장보관을 해야 하며 이 경우 7일이 지나면 폐기해야 합니다.

이처럼 약에는 유통기한과 더불어 사용기한이 있는데, 오늘은 약의 사용기한과 보관방법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약이 섞여 조제된 약의 경우 사용 가능한 기간은 한 달 정도 입니다. 가루약의 경우는 변질되기가 더 쉽기 때문에 먹다 남은 약은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혈압약처럼 두세 달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한 번에 조제되는 약은 어떨까요. 당연히 의사와 약사가 확인한 약이므로 그때까지 두고 복용해도 됩니다. 다만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 그때그때 조제하는 약의 경우 각각의 알약의 유통기한도 다르고 약과 약 사이의 작용을 고려해 한 달 정도 지나면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조제한 약은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 동네 어르신들께서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몇 달씩 처방되는 약들은 한 달씩 나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가끔 한두 달분이 모자란다고 약국에 오신 분들께 집에 있는 김치냉장고를 확인해보라면 나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 김치를 잘 보존해 주니까 당연히 약도 변하지 않을 거라 믿으시나 봅니다. 과연 옳은 방법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냉장보관 하라는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약은 직사광선을 피해 25도 이하의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올바른 보관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약은 온도보다는 습도에 더 취약한 데 냉장고는 온도는 낮으나 습도가 높고 또 냉장고 안과 밖의 온도차로 인해 변질되기 더 쉽다고 합니다.

연고나 좌약도 냉장고에 보관하면 포장 안쪽에 습기가 차 변질되기 더 쉽다고 합니다. 다만 여름철에는 좌약이 물러져 사용할 수가 없게 되므로 사용 15분 전에 냉장고에 넣어 굳혀서 사용하면 되고, 개봉한 연고는 6개월 이내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와 상관없는 안약이나 귀약은 당연히 냉장보관해도 됩니다. 다만 귀약의 경우 너무 차가우면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사용 전에 미리 손으로 용기를 미지근하게 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복용해도 되는지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3월 20일인 약이 3월 21일이 되는 순간 갑자기 못 먹는 약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약이 부족해 기한을 따질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약은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것 인만큼 소중한 내 몸을 위해서라도 기한이 지난 약은 폐기하는 정도의 사치는 부려도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주향미 약사(대전시약사회 여약사담당 부회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