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법2동 박천평 통장

박천평씨. 사진=김정원 기자
박천평씨. 사진=김정원 기자
"어르신들에게 아낌없이 나눠드릴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합니다."

대전 대덕구 법2동 통장인 박천평씨는 수년 째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씨는 법동에 위치한 한 임대아파트 앞에서 직접 농장에서 가꾼 고추, 고구마, 마늘 등 농작물은 물론 사과, 바나나, 토마토 등 채소와 과일을 판매한다. 말투는 투박해도 따뜻함이 묻어난다.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아닌 서로를 `어머니`와 `아들`로 부르는 모습도 눈에 띈다.

박씨는 매월 법2동에 위치한 노인회관 4곳에 식료품을 전달하고 있다. 직접 농장에서 수확했거나 도매시장에서 구입한 채소나 과일 등 먹거리를 기부하는데 겨울이면 동태, 꽁치 등 생선을 기부하기도 한다.

나눔을 시작한 계기도 털어놨다.

박씨는 "큰 딸이 장애를 갖고 태어난데다 사업 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는 등 시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당시 주변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며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할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매월 한번씩 야채 등 먹거리를 기부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햇수로 4-5년 정도 됐다. 처음에는 고아원을 대상으로 시작했는데 동사무소 추천을 받아 노인회관으로 식료품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사를 하다 보니 매월 노인회관을 찾지 못하지만 종종 방문할 때마다 반가워 하는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온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나눔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박씨가 수년 째 나눔을 펼 수 있었던 이면에는 가족의 든든한 지지도 있다.

박씨는 "가족의 응원이 있어 나눔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우리(가족)가 도움을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줘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나눔은 이제 제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 나눔 규모를 더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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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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