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사대부고 여학생들의 문·이과 통합반 운영을 두고 학생·학부모와 학교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공주사대부고 등에 따르면 사대부고 2학년은 현재 남학생반 4개, 여학생반 2개 등 총 6개 학급을 운영 중이다.

남학생의 경우 문과반과 이과반을 따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학생은 통합된 1개 반에 문·이과 학생을 1대 2의 비율로 편성했다.

이과 학생이 문과학생보다 월등히 많아 입시 상담, 관리 등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사대부고 관계자는 "1개 학급의 학생 수가 너무 많으면 입시 상담 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며 "보다 효율적이고 질 좋은 상담을 하기 위해 통합반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통합반 운영 이후 2학년 여학생들이 하루 3-4차례 이상 불가피하게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학년은 현재 5반에 34명(문과 12명·이과 22명), 6반에 31명(문과 11명·이과 20명) 등 2개 반으로 여학생이 나뉘어 있다.

국어와 같은 공통 과목을 제외하고는 계열이 다른 탓에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것.

이때문에 학교 측은 이과 공통과목은 5반에서, 문과 수업은 6반에서 각각 실시하고 있다. `끊임없는 이동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일례로 6반의 이과 여학생은 5반에서 이과 공통과목을 듣고, 분리 수업을 하는 과학탐구 영역을 위해 또 다시 이동해 수업을 듣는다.

영어와 수학 등 주요 과목의 수준별 학습도 이동수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학년 여학생들은 사실상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나 자신의 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부모는 해당 사실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며 학교측에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한 학부모는 "이동수업으로 남학생반은 그렇지 않은데 여학생반만 피해를 입는 것 같다. 아이들이 원하는 자리에 앉으려고 뛰어 다니느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한다"며 "하루 종일 이동수업이 진행되니 집에오면 녹초나 다름없다. 체력도 부족해 학기 초에 아이가 아프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면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사대부고 관계자는 "학교측도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고민하던 문제였기에 학부모·학생들과 협의한 뒤 최종적으로 통합반을 선택했다"며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계속해서 문제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중간고사가 끝나고 의견수렴 절차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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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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