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생두일 때에는 별다른 향과 맛이 없습니다. 만약 커피 생두를 분쇄해서 차와 같이 물에 우려서 먹는다면 약간의 신맛과 풀 내음만 나게 됩니다. 커피는 커피 생두에 열을 가해 물리적 변화와 화학적 변화를 이끌어 냈을 때 비로소 커피 본연의 매력적인 향미가 나타나게 됩니다.

커피를 볶는 커피로스터는 전도와 대류, 복사를 통해 커피 생두에 열을 전달하게 됩니다. 때문에 커피를 잘 볶기 위해서는 전도, 대류, 복사에 대한 이해를 하고 이 세 가지의 열전달 방식의 비율에 따른 로스터기의 특성을 파악해 본인의 원하는 로스팅 방식에 최적화 된 로스터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전도는 온도가 높은 물체의 표면이 그보다 낮은 온도의 물체의 표면에 닿았을 때 열이 전달되는 현상으로, 핫팩을 손에 쥐었을 때 핫팩의 열이 손으로 전달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 전도는 상온의 커피 생두가 높은 온도의 로스터기 드럼에 닿았을 때 드럼의 열이 커피 생두에 전달되는 현상을 만들고, 온도 차이가 나는 커피 생두 간에 열이 전달되는 현상도 만들어 냅니다.

대류는 기체 또는 액체를 부분적으로 가열할 때 온도가 높은 것은 위로 올라가고 온도가 낮은 것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전체적으로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로스터기는 이 대류현상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며, 이 대류현상은 드럼 안의 커피 생두 표면에 열을 전달하게 되고 이후 전도현상을 통해 생두 내부로 열을 전달하게 되는 과정을 만들어 냅니다. 때문에 보통의 드럼식 로스터기의 경우에는 열전달 방식 중 대류에서 전도로 이어지는 과정의 효율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제작되고 있습니다.

복사는 전달매개체가 필요 없이 고온의 물체에서 저온의 물체로 직접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입니다. 온도가 높은 드럼 또는 드럼에 가까이 위치해 온도가 높아진 커피 생두에서 드럼 중심부 쪽에 있는 커피 생두로 열에너지가 전달됩니다.

이러한 열전달 방식은 로스터기의 종류에 따라 그 사용비중이 달라지는데, 드럼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의 경우 대류현상을 통해 커피 생두에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비중이 약 60-70%정도입니다. 드럼을 간접적으로 가열해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경우에는 대류현상을 통한 열에너지 전달이 약 80% 정도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드럼이 없는 유동층로스터기(fluid bed-커피 생두가 강한 열풍으로 인해 공중에 떠서 로스팅 되는 방식의 로스터기)의 경우 대류현상을 통한 열에너지 전달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문상윤 대전보건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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