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의 궁극적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은 물리학은 물론 모든 과학 분야에서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우주의 물리적 실체가 수학적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천문학의 영웅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7세기에 자연이 `수학의 언어로 쓰인 위대한 책`이라고 언급했으며,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는 1960년대에 `이해할 수 없는 자연과학에서의 수학의 효율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리의 물리적 세계가 극단적인 수학적 규칙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 우주의 궁극적 실체를 찾아가는 수학적 여정`의 저자는 실체의 본질을 찾아가는 물리학적인 탐험 끝에 우주를 `수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궁극적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의 물질세계가 수학으로 기술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수학이며, 우리가 거대한 수학적 대상의 자각하는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궁극적 실체의 본질을 찾기 위해 은하를 넘어서는 거시세계부터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까지 탐구, 모든 것이 수학적 구조로 이뤄진 4단계평행우주들의 실체에서 만나는 저자의 개인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이 책의 주제어인 궁극적 `실체`가 무엇을 뜻하는지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 관점에서 소개한다. `우리 우주는 얼마나 큰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거시세계로 여행을 떠나, 우리 우주의 근원과 두 종류의 평행우주를 탐험하고 공간이 어떤 의미에서는 수학적이라는 힌트를 찾아낸다.

제2부에서는 `모든 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아원자의 미시세계로 여행을 떠나 세 번째 종류의 평행우주를 조사하고 물질의 궁극적인 구성 요소가 어떤 의미에서는 수학적이라는 힌트를 찾아낸다.

마지막인 제3부에서는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에서 각각 시작한 실체를 찾는 여행이 `수학적 구조`라는 하나의 영역에서 만나 네 번째 평행우주로 도달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만큼 이 책은 수학적인 멀티 유니버스의 실체를 밝혀내기까지 발전을 거듭해온 우주론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언급하는 멀티 유니버스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티 유니버스는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나오는 상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우주론 학자인 저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는 일화를 예로 들며, 지금 우리의 우주에서는 죽었지만 다른 우주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트럭을 피해 살았을 수 있다는 혁신적인 주장을 펼친다.

현재 세계적인 양자 물리학 연구자들은 이렇게 동시에 살아 있기도 하고 사망하기도 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며, 그때마다 우리의 세상이 다른 역사를 가진 평행우주로 나뉘는지, 양자역학적 운동의 대원칙인 슈뢰딩거 방정식이 수정돼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천문학, 양자역학, 양자 물리학, 입자 물리학, 상대론 지식부터 급팽창 이론, 평행우주 이론, 4단계의 멀티 유니버스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논리를 담은 이 책은 우주론 이해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제공해 줄 것이다. 박영문 기자

맥스 테그마크 지음·김낙우 옮김/ 동아시아/ 600쪽/ 2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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