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왜냐면…(안녕달 글·그림)= 일상과 판타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무는 작가의 유머 감각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무심한 듯 다정한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지만 정답을 말하려 애쓰지 않고 떠오르는 대답을 내뱉는데, 이 엉뚱한 대답이 오히려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비가 왜 오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비를 피해 후다닥 날아가는 새를 보며 하늘에서 새가 울어서 그렇다고 재치있게 답한다. 아이의 끈질긴 질문과 엄마의 친절하면서도 엉뚱한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다. 엄마와 아이의 평범한 귀갓길을 담은 현실 장면과 상상 장면이 교차되면서 두 세계가 겹쳐지기도 하는데, 재치 넘치는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때로는 감정을 다스릴줄 알아야해

◇말썽괴물 스너치(숀 페럴 글·찰스 산토소 그림·김소연 옮김)= 아이들의 말썽이나 화를 상상 속 괴물로 표현했다. 주인공 지유는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말썽꾸러기이지만 보이는 것처럼 별난 아이는 아니다. 그저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이다. 선생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업에 딴짓을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 괴롭히는 것이다. 지유의 이런 말썽이 스너치라는 캐릭터로 표현된다. 미술 시간에 스너치를 뚫어지게 관찰한 지유는 스너치를 그림으로 그리는데 그림을 본 친구들도 모두 저 괴물 때문에 힘들었다고 이야기 한다. 지유는 이 스너치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스너치를 통제해 나간다. 이 책은 스너치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감정 조절의 해답을 찾도록 안내해준다. 스너치는 지유에게만 있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토닥토닥;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

◇오늘 하루도 괜찮아(김나은 지음)= 엄마와 아이가 한 페이지씩 책장을 넘기며 하루 동안의 고단함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생각이 언제나 있다. 길을 걸을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 잠을 잘 때 등 엉뚱한 상상을 할 때에는 즐겁지만 때로는 걱정이 밀려와 무섭기도 하다. 생각이 많아서 늘 엉뚱한 웃음을 달고 다니는 생각 아이가 등장한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도 작은 어깨도 모두 동글동글하다. 함께 다니는 파랑새도 동그랗기는 마찬가지다. 하얀 배경에 펜으로 그려진 간결하고 독특한 일러스트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어렵지 않게 고난을 딛고 일어선다. 힘든 상황도 가볍게 웃음으로 이겨내는 자존감 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이 책은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괜찮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일상 속으로

◇세상의 발견(조이스 진 지음)= 아이들의 하루하루 속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에 담아냈다. 동심의 순간순간을 잘 드러낸 사랑스러운 그림 안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다. 80점의 그림에는 순수한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사랑스러우면서 모험 가득한 모습으로 나온다. 순수함에는 무한하고 긍정적인 힘이 담겨 있다. 작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여 그들만의 언어를 섬세하고 다정하게 그려내고 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 따뜻하고 부드러움을 담고 있는 색채,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섬세한 묘사 등 매일매일 만나게 되는 일상을 다채롭게 표현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동아일보에 `세상의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작품과 글을 정리하고 추가해 한 권의 그림책으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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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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