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통령선거에 투표하면 1만원을 쏩니다."

국민의 의무인 소중한 한표를 위해 `투표 수당`과 함께 투표일에 출근까지 늦춰주는 기업이 있어 19대 대선을 앞두고 화제다.

이 회사는 충북 충주시 주덕읍에 위치한 (주)보성파워텍. 지난 2003년에 투표수당 제도를 도입한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투표를 하면 1만원씩 지급했다. 5월 9일 19대 대통령선거부터는 직원 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 가족까지도 확대지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직원들은 국민 주권 행사를 격려하는 것은 물론 가족의 투표 수당까지 챙겨주는 회사에 어딨냐"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던 아이디어는 이 회사 임도수(80) 회장에게서 나왔다.

임 회장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참정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정부와 지도자를 비판하는 건 민주 시민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투표수당 도입 이후 직원들의 투표 참여율이 갈수록 높아져 가족들까지도 범위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투표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83.7%(당시 전국 투표율 54.3%), 18대 대통령선거 88.4%(전국 75.8%), 2014년 6·4 지방선거 78%(전국 56.8%), 지난해 4·13 총선에서는 직원 투표율이 95.4%(전국 58%)로 올라 전국 투표율보다 최고 37.4%p 높았다.

이 회사는 수당 뿐 아니라 사내 통신망과 식당 게시판 등에 선거일정을 공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주문이 밀려 선거일에도 공장을 가동해야 하지만, 근무는 부서와 업무별로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하도록 해 투표 시간을 충분히 보장한다.

근무하는 직원은 투표를 마치고 여유 있게 나오도록 출근 시간을 늦춰 주고 정상 근무한 것과 똑같이 휴일 수당을 지급한다.

이번 대선은 가급적 사전 투표일인 4-5일을 활용해 투표토록 하고, 이때 못한 직원은 선거 당일 투표하고 오전 10시까지 출근하도록 했다.

투표 수당에서도 엿볼 수 있듯 이 회사는 중견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복지를 자랑한다.

대학까지 자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지역에 연고가 없는 직원 전원에게 숙소를 제공한다.

구조 조정 칼바람이 몰아치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정년을 만55세에서 60세로 오히려 연장했다.

임 회장은 "참여 정신이 없다면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투표 수당을 지급한다"며 "이번 대선부터는 가족 참여를 늘리기 위해 수당을 직원과 똑같이 책정했다"고 말했다. 진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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