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신 화백은 스며들고 번지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을 꽃으로 풀어내는 만인명화가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박 화백이 충북 진천 보탑사를 그린 작품 `삶도 탑을 쌓는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박석신 화백은 스며들고 번지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을 꽃으로 풀어내는 만인명화가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박 화백이 충북 진천 보탑사를 그린 작품 `삶도 탑을 쌓는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이름을 꽃으로 풀어내는 화가가 있다. 당신의 이름이 꽃이라는, 그래서 모든 이들을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는 박석신(49) 화백. 대전 중구 대흥동 문화공간 파킹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대전 원도심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국화가인 그가 사람의 이름을 소재로 삼아 작품을 하게 된 건 화가로서의 고민에서 기인했다.

"꿈인 화가가 됐는데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왜 그럴까 고민을 하다 보니 내 그림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가로 귀결됐죠. 한 사람이라도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그가 이름에 주목하게 된 것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이지만 그를 특정하게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 화백은 "이름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 이름은 그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어 단순한 대명사가 아닌 것"이라면서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작품이기에 그것을 그리는 나 역시 의미가 크고 희망이라는 소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의 첫 활동을 지역 대학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아픈 이들에게 자신의 작품이 희망이 되는 것을 보면서 그는 예술을 하는 이유를 찾았다.

박 화가는 "내 예술의 역할은 단순히 자기 만족이 아닌 작품을 보는 이들과 희망과 감동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면서 "작품을 보는 이들과 공유를 하면 어렵다는 예술에 대한 편견도 더 쉽게 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만인명화(萬人名畵)라 부른다. 10여 년째 대전 원도심에서 이어지고 있는 그의 작품 활동은 원도심에 시민들을 이끌어 부흥기를 맞이하는 역할을 했다. 작은 갤러리·공연장을 표방하는 문화공간 파킹은 청년예술가들이 원도심에 모이게 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박 화가는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에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면서 "문화예술인들이 관 주도가 아닌 자발적으로 모인 곳여 문화를 태동시킨 곳이 대흥동 원도심이기 때문에 그 역할도 충분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작업한 만인명화로 내년엔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연말에는 책으로도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화처럼 스미고 번져서 우러나오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번지는 것이고, 감동을 말하는 것은 스며드는 것입니다. 같이 울기도 하고 같이 기뻐하기도 하고 우리 미술이 이런 멋진 모습이 있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하고 싶어요. 만인명화가 그랬으면 합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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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신 화백의 이름을 꽃으로 담은 작품. 강은선 기자
박석신 화백의 이름을 꽃으로 담은 작품. 강은선 기자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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