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수능 D-200 대비 전략

올해 대학 입시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영어 영역 절대평가다. 영어 절대평가는 상대평가와는 다르게 인원수와 관계없이 90점 이상만 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동일한 성취 수준에 도달한 학생은 모두 같은 등급을 받는 방식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절대평가로 인한 장점은 다른 학생들의 성적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본인만 잘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90점을 받든, 100점을 받든 같은 1등급이다. 다만, 영어 영역의 평가 방식은 달라지지만 내용과 형식에는 변화가 없다. 평가문항은 크게 간접 말하기를 포함한 듣기평가와 간접 쓰기를 포함한 읽기 평가로 구성되며 문항수, 배점, 문항유형 70% 이상 EBS 연계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는 등 전년도와 차이가 없다.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대학들의 영어영역 반영방법이다. 수시에서 113개 대학, 정시 39개 대학이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정시에서 188개교는 비율로 반영하고, 19개교는 가(감)점으로 반영한다.<표>

영어 절대평가는 수시와 정시 모두 의미를 지니지만 수험생의 체감 온도 차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각 대학별로 수시와 정시에서 영어 영역을 반영하는 형식도 달라진 만큼 수시 지원자는 대학별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 정시 지원에서는 대학별 환산점수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수능절대평가=쉬운 영어=영어 중요성 감소`라는 인식의 오류와 그에 따른 무조건적인 영어 학습량 저하를 경계해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영어 1등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시지원전략-수능 최저에 영어 포함 여부 살펴 준비를

수시지원을 위해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영어가 포함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학습 전략이 달라진다. 영어를 포함시키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이 비교적 쉬워진 것으로 체감된다. 이 때 영어가 전략 과목이 될 수 있다. 반면 포함하지 않는 대학은 상대적으로 수능최저가 강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수능최저 기준을 충족하는 영역별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수시모집에서는 대부분 대학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시 영어 영역을 포함하며 80점만 받아도 2등급을 충족할 수 있다. 때문에 영어 영역을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전략 영역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일부 대학은 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어 지원 희망 대학의 영어 반영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고려대와 중앙대(의학부 제외)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한 대학에 속한다. 서울 주요 대학의 영어 반영 방법을 살펴보면 수시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많은 대학이 다른 영역과 차별을 두지 않고, 등급 합의 일부로 영어 영역을 활용한다. 하지만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다른 영역 최저학력기준과 관계 없이 영어 2등급 이내를 별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논술전형 최저학력이 적용되는데 전 영역에서 국어·영어·수학·탐구 2개 영역 합4다. 영어는 수시모집에서 활용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전략 과목으로 삼아야 한다.

◇정시 지원전략-대학별 환산점수 산출 유·불리 따져봐야

정시에서 영어영역 반영은 대학별로 전형 총점 계산 후 영어 등급 점수를 감점, 또는 가산점으로 적용하거나 수능 총점에 영어 점수를 반영 비율로 반영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이러한 대학별 영어 절대평가 반영 방법의 차이로 인해 대학별로 영어 영역의 변별력과 영향력이 달라질 전망이다. 실제 같은 등급이라도 영어 영역을 가산점으로 반영하는지, 반영 비율을 부여해 점수 산출에 활용하는지, 영역별 등급 점수 차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영어 영역 반영 방법을 살펴보면, 서울대와 고려대는 점수 합산 방식이 아닌 등급 하락 시마다 총점에서 감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서울대는 1등급 하락할 때마다 0.5점씩 감점해 최하위 9등급을 받더라도 4점 감점에 그친다. 사실상 영어 영역의 영향력이 미미하다. 고려대는 1등급에서 2등급 하락 시에는 1점, 나머지 구간에서는 등급 하락 시마다 2점을 감점해 9등급을 받게 되면 15점이나 감점되지만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준을 감안하면 사실상 영향력이 거의 없다. 반면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영어 영역을 전체 수능점수 산출에 포함시킨다.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대부분 대학에서 영어 영역을 100점 만점으로 등급 하락 시마다 3등급 이내는 대학별로 2-7.5점씩 감점한다. 이화여대는 250점 만점으로 하여 등급 하락 시마다 10점을 감점한다.

총점 계산시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대학의 경우 영어 영항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의 경우 영어 1등급 확보가 관건이다. 경희대는 국·수·영·탐·한국사 가운데 영어에 15%(예체능20%)의 비중을 준 상태에서 1등급 200점, 2등급 192점 등으로 반영한다. 등급이 하락할수록 감점 폭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1등급, 중상위권 대학에 지원하기 위한 학생은 최소 2-3등급을 확보해야 다른 수험생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89점과 90점의 차이는 단순한 1점 차이가 아니라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차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학사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이 영어 영역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우수한 등급 확보를 선결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수시 최저학력이나 정시 반영비율 등 영어를 평가지표로 삼는 대학이 적지않은 만큼 절대평가라는 이미지에 휘둘리지 말고 끝까지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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