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 많아 초·중·고 단기방학 실시… 교과서 속 관심 분야 찾아 체험학습 효과만점

올해 5월 첫 주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해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이 이어진다. 어린이날 다음날은 토요일이다. 또 9일은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있다. 일정만 잘 세우면 줄잡아 일주일 넘게 휴일을 쓸 수 있다. 때문에 전국 대다수 초·중·고등학교가 5월 첫 주에 단기방학을 실시한다. 대전지역만 해도 49개 고등학교와 85개 중학교, 140개 초등학교가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단기방학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학습을 하기에 딱 좋은 기간이다. 텍스트가 교과서라면 금상첨화다. 교과서 속에서 자녀가 평소 관심을 뒀던 분야를 찾아보게 한 뒤 체험학습을 떠나면 효과 만점이다. 5월 단기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을 다녀올 만한 곳과 체험학습 준비 및 보고서 쓰는 요령을 알아봤다.

◇체험학습, "준비한 만큼 보인다"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자료 조사는 필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사전 준비는 많이 할 수록 좋다. 일단 가고자 하는 장소와 주제를 교과서에서 찾아 보고, 활동 사항을 자녀와 함께 정하자. 간단하게 전체 일정을 짜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체험장소에 대해 책이나 인터넷 등으로 자료를 수집한다. 체험활동은 일정과 이동 동선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두서 없이 진행되는 체험활동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아이들은 장소와 주제, 이동 동선 등이 명확할 수록 체험현장에서 체득하는 지식이나 에피소드를 오래 기억한다.

사실,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사회 교과에서 `지역 조사 방법`을 배워서 알고 있다. 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한 뒤 모둠별로 조사할 내용과 조사방법을 정하고, 각자 맡은 준비물을 지참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마지막으로 조사보고서를 쓰는 것까지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때문에 자녀와 첫 체험활동을 한다고 부모가 긴장할 필요없다. 오히려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애가 싹 트고, 더 큰 배움을 공유할 수 있다.

◇체험 에피소드, "가족이 함께 공유해야"

체험학습은 가족이 함께 공유해야 효과가 크다. 간혹 체험학습을 `학습`에만 방점을 두는 어른들이 있다. 자녀에게 뭘 느꼈는지 묻고, 배울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재미가 없어진다. 체험학습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느끼고, 함께 내용을 기록하면서 서로 대화거리를 찾는 과정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간단한 메모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체험학습의 묘미다.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생각과 궁금증이 사라질 수 있다. 이 때 메모지를 넘겨가면서 반추하는 것은 생각과 궁금증을 복기(復棋)하는 좋은 방법이다. 또 사진으로 자료를 남겨두는 것도 좋다.

자녀가 초등 저학년 이하라면 5월 3일부터 7일까지 한남대학교에서 열리는 `뮤지컬과 함께하는 2017 키즈 페스티벌`은 추억을 쌓는 좋은 기회다. 레일트레인, 캘리그라피, 증강현실 놀이기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총 12편의 어린이 뮤지컬을 만끽할 수 있다.

◇체험학습, "보고서로 화룡점정"

체험학습은 단순한 여행이나 놀이가 아니다. 자녀에게도 이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는 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이 `체험학습 보고서`다. 현장에서 기록해 둔 메모들을 자녀와 함께 정리하면서 체험 내용을 오롯이 경험적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

단, 보고서를 쓰기 위주로 정리하면 또 다른 숙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경험을 스스로 정리하도록 하되 자녀의 특성을 반영해 형식은 자유롭게 풀어내도록 한다.

장원교육 교육연구소 신지영 국어담당 연구원은 "교과서에서 글이나 사진으로 배우더라도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야 기억에 남고, 지식으로 쌓인다"며 "특히 체험학습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자녀 만의 방법으로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 다녀온 날짜와 장소, 목적과 주제, 관련 교과나 이용한 교통수단 등이다. 또 일정 순서 대로 체험 내용과 느낀 점을 쓰도록 한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읽은 책이나 조사한 자료를 첨부하면 훌륭한 보고서가 된다.

자녀가 저학년이라면 만화책이나 그림책, 신문, 카드 형태로 보고서를 써보자. 만화책이나 그림책 형태는 도화지에 8컷 정도가 적당하다. 인물을 등장시키고, 말풍선으로 묻고 대답하는 그림은 저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로 경험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된다. 신문 형태는 긴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자녀에게 적합하다. 다양한 안내 자료를 오려 붙이거나 사진을 붙인 뒤 간단한 설명글을 다는 방식이다. 카드 만들기는 체험 활동을 촬영한 사진을 카드 크기 정도로 출력해서 도화지에 붙이고, 뒷면이나 아래 작은 공간에 사진설명을 간단히 적는 것이다. 체험 일정 순으로 모은 뒤 한쪽에 구멍을 뚫고 고리로 묶으면 완성된다.

자녀가 고학년이라면 체험한 내용을 편지글 형태로 써 보거나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또 체험지를 홍보하는 책자나 안내자료로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전시회장은 소개 책자나 안내 자료를 제공한다. 이런 자료들을 참고해서 자녀의 체험활동과 기록을 추가해 새로운 시각의 체험자료를 만들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권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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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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