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팀 도현민 감독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팀 도현민 감독
-학생 스포츠로 인기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팀`

"쉬익~ 퍽, 탁!" 얼음이 스케이트 날에 깎이는 소리와 스틱으로 친 퍽(puck)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다. 지난 15일 토요일 저녁 9시. 대전 서구 남선공원 스케이트장에는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팀 초등학생과 중학생 회원들의 연습경기가 한창이었다. 온몸을 중무장한 학생들은 빙판 위를 질주하며 연신 공방을 거듭했다.

사실 아이스하키(ice hockey)하면 떠오르는 게 거칠게 상대에게 부딪치는 `보디체크(body check)`다. `거칠고 위험한 스포츠` 또는 `남자 냄새 물씬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어지간한 초등학교 엄마들 사이에 자녀에게 시켜보고 싶은 `핫(hot)한`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동계스포츠에서 김연아 선수가 세계 피겨의 전설이 된 것처럼 아들 가진 엄마들은 한국의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로 키워내겠다는 열망을 드러낸다.

대전이글스의 도현민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한 번 시작하면 영원히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스포츠"라며 "취미로 즐기기에도 좋고, 체력을 기르는데도 제격이다. 재능이 있는 친구는 선수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도 감독과 함께 요즘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뜨는 스포츠` 아이스하키에 대해 알아봤다.

◇아이스하키가 위험해? "아니, 아니, 아니야~"

남자 스포츠의 대명사라는 멋드러진 이름을 가진 아이스하키. 그만큼 `위험`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반드시 보호장구를 갖춰 입기 때문에 부상의 염려가 더 적다는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보통 10여 종의 장비를 사용한다. 스케이트와 헬멧, 스틱, 퍽이 기본이고, 신가드(Shin Guard·정강이·종아리·무릎 보호대), 급소보호대, 펜츠(허벅지 앞뒤·허리 약간), 프로딕(가슴팍·어깨 등 허리), 엘보우(팔꿈치·손목), 글러브(손·손목), 목 보호대 등 각종 보호장비를 갖춘다.

도현민 감독은 "위험한 운동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호장구를 완벽하게 착용하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부상 빈도가 적다"며 "또 초등부의 경우 보디체크를 금지하고 있어 더욱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 감독은 "처음에 들어오면 얼음판에서 중심을 잡는 걸음마에서 스케이팅 활주, 스톱, 턴 등을 배우고 퍽을 잡고 하는 스틱핸들링, 패스, 드리블, 슈팅 순으로 기본기를 익힌다"고 말했다.

장비 구입비용에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인 스케이트가 가장 비싸고, 보호장구까지 포함한 풀세트는 초등학생 입문자용의 경우 약 70만 원 선이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클럽은 입단과 함께 무료로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체력 키우니 `공부 근육`도 쑥쑥

아이스하키는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 날로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므로 균형감각을 키우는데 탁월한 운동이다. 몸 전체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학생들의 신체 발달에 효과적이다. 아이스하키는 하체 근육 발달에 매우 뛰어나다. 기마자세인 스쿼트와 비슷한 폼을 유지하기 때문에 저절로 허벅지 앞뒤 근육이 튼튼해진다. 하체의 근력을 키우는 것은 그만큼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힘을 길러준다는 의미다. 또 심폐지구력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스하키 경기는 20분씩 3회, 총 1시간 동안 펼쳐진다. 각 20분을 1피리어드라고 한다. 아이스하키는 퍽이 링크 밖으로 나가지 않아 다른 구기종목처럼 중단되는 일이 없다. 쉴 새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 단시간의 열량 소모가 엄청나다. 심폐지구력 향상은 물론 민첩성과 집중력을 키우는데도 좋은 스포츠다. 때문에 엄마들은 이구동성 "몸도 튼튼, 공부도 탄탄"이라며 아이스하키의 효과를 극찬한다.

지난해까지 대전이글스의 주장으로 활동했던 성유준 학생(대전영재고1)의 어머니 이수경씨는 "아이가 조금 통통한 편이어서 살도 뺄 겸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는데 4학년부터는 학교에서 육상 계주 대표까지 할 만큼 체력이 좋아졌다"며 "지구력을 키울 수 있어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스하키 경력 3년차인 박주환 학생(한밭초 4)은 "빙판 위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배웠지만 스케이트를 타고 씽씽 달리면서 하는 아이스하키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부주장을 맡고 있는 송준섭 학생(상대초 6)은 "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한 구기종목인 아이스하키는 슈팅을 날릴 때가 가장 짜릿하다"며 "평일에도 아이스하키 새벽 강습을 받고 등교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앞으로 선생님(도현민 감독)처럼 멋진 아이스하키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도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스피드와 지구력, 민첩성을 기르는데 효과가 높다"며 "단체운동인 만큼 전술과 전략을 배우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등 사회성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인 스포츠"라고 말했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클럽은

지난 2005년 창단해 미취학 아동부, 초등부, 중등부, 성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4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클럽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서울 광성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유니버시아드 대표, 대학 올스타 선발, 한라위니아 아이스하키팀 선수로 활약한 도현민 감독이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팀은 올해 2월 전국체육대회 동계대회 대전시 대표로 출전했고, 지난해 대구시협회장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호로 떠올랐다. 이밖에 2015 전국생활체육아이스하키축전 div2 우승, 2014 일본 구시로시 SKcup 출전, 2012 대전생활체육연합회장배 아이스하키대회 우승 등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클럽에서 배출한 진건호 선수(서울 중동고 2학년)가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아이스하키팀에 입단하면 대한체육회 회원으로 등록된다. 입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화(042(489)6922)로 문의하면 된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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