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목을 지키던 세 사람의 젊은 포수들은 멧돼지 사냥의 경험이 없는 포수들이었다. 주로 꿩이나 오리 메추리 등 조류를 잡은 포수들이었는데 그들은 멧돼지가 그리로 간다는 몰이꾼들의 고함소리를 듣고 흥분했다. 생전 처음 거대한 멧돼지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에 그들은 모두 흥분하여 목에서 일어나 몰이꾼들이 고함소리로 가리키고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멧돼지들이 오는 길을 막을 생각들이었다.

그러나 그건 멧돼지 사냥에서는 하면 안되는 어리석은 짓이었다. 멧돼지 사냥에서 목을 잡고 있는 포수는 제멋대로 자기가 지키고 있는 목에서 떠나면 안된다. 그는 자기가 잡고 있는 목에서 조용하게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면 몰이꾼들이 멧돼지를 거기로 몰아 주게 되어 있었다. 목을 지키고 있는 포수들이 제멋대로 목에서 떠나 돌아다니면 그 멧돼지 사냥에서는 혼란이 생긴다. 도망다니는 멧돼지들과 그들을 쫓는 포수들이 서로 접근되어 빗나간 총탄에 포수들이 맞을 위험이 있었기때문이었다.

아랫목을 지키던 젊은 포수들은 그 사냥기법을 어겼다.

또한 그때 멧돼지들을 몰고 있던 몰이꾼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포수들도 경험이 없는 포수들이었지만 그들도 또한 전문적으로 몰이를 하는 몰이꾼들이 아니었다. 나무꾼들이거나 산에서 약초들을 캐는 약초꾼들이 몰이꾼을 자칭하면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본디 전문적인 몰이꾼들은 그렇게 많이 모여서 고함을 지르면서 멧돼지를 모는 법이 아니었다. 노련한 몰이꾼들은 두 서너 사람쯤이면 충분히 몰이를 한다. 조용하게 멧돼지의 뒤를 따라다니면 멧돼지쪽이 스스로 포수들이 있는 목으로 걸어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여럿이 뿔뿔이 흩어져 고함을 지르면서 멧돼지들을 몰았다. 그래서 멧돼지들도 당황하여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도망갔고 목을 떠난 포수들도 또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다.

그래서 포수들은 총은 쏠 수 없었다.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멧돼지들에게 총탄이 맞을 것 같지 않았고 잘못 발사하면 유탄이 멧돼지들의 뒤를 따라오는 몰이꾼들에게 맞을 염려가 있었고 목을 떠나 뛰어다니는 동료 포수들에게 맞을 위험도 있었다.

그래서 그 산기슭에서는 포수와 몰이꾼과 멧돼지들이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몰이꾼들의 고함소리에 포수들의 고함소리까지 합쳐져 사냥터가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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