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부경찰서는 24일 회의실에서 중구 사정동 주택가 공터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여성 시신 사건 등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대전 중부경찰서는 24일 회의실에서 중구 사정동 주택가 공터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여성 시신 사건 등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대전의 한 공터에서 여성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버린 40대 남성이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시신은 노숙자로 밝혀졌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24일 중구 사정동 주택가 공터에 여성 시신을 넣은 여행용 가방을 버리고 도주한 A(48)씨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7시쯤 대전 중구 사정동 자신의 집에서 B(49)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21일 오전 1시 50분쯤 주거지에서 약 100m 떨어진 주택가 공터에 B씨의 시신을 넣은 여행용 가방(28인치)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은 여성으로 대전역 주변에서 노숙생활을 하며 술을 즐겨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둘은 평소 대전역을 자주 오가며 안면이 있었지만 친분은 없었던 사이로, 지난 5일 대전역에서 우연히 만났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고, 둘은 A씨의 집에서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늦은 오후 일어나 다시 술을 마시던 중 말싸움을 시작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우연히 만난 B씨를 집으로 데려와 술을 먹고 말다툼 끝에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2주 동안 B씨의 시신을 집에 그대로 방치하다 부패하면서 악취가 풍기자 지난 21일 오전 1시 50분쯤 집 근처 한 공터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버렸다.

경찰은 주민 신고를 받고 모든 형사를 비상 소집해 목격자 진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수사를 하던 중 CCTV 속 남성의 걸음걸이를 보고 과거 폭력 등으로 수차례 경찰 조사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추정, 신고접수 8시간 만인 21일 오후 8시 29분쯤 검거했다.

A씨는 검거 당시 범행을 부인했지만 집에서 발견된 B씨의 소지품과 혈흔, 구더기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부검결과 B씨의 오른쪽 얼굴부터 목 부위까지 피하출혈 소견과 갑상연골 골절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외력에 의한 손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은 낯선 남자들로부터 호의 동행을 요구받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며 "필요시 112로 신고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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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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