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연구원

[첨부2] 최상경 박사(KRISS 양자측정센터장)은 `알갱이의 개수를 세는 수준에서 가장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첨부2] 최상경 박사(KRISS 양자측정센터장)은 `알갱이의 개수를 세는 수준에서 가장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 메트롤로지(quantum metrology) 원천기술 개발을 신규 주요 연구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는 물질을 최소 단위인 양자 수준에서 접근해 측정하자는 것이다. 양자 자체가 생소한 일반인에게는 왜라는 질문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그 해답을 듣기 위해 KRISS 미래측정기술부 양자측정센터장 최상경 박사를 만났다.

최 박사는 "우리가 보는 거시적인 세계에서의 측정은 단순히 크기를 재는 것이다. 하지만 물질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알갱이, 즉 양자 수준까지 도달한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측정이 이 알갱이들의 개수까지 세는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며 "뭉쳐 있던 덩어리를 쪼개서 알갱이까지 셀 수 있으니, 가장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럼 정확한 측정은 왜 필요할까. 최 박사는 그 예로 KRISS에서 개발 중인 `광격자 시계`를 들었다. 빅뱅으로 우주가 137억 년 전에 탄생한 시점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 작동했다면 오차가 겨우 1초뿐인 이 시계는 물론 우리가 시간을 보기 위해 필요한 건 아니다. 머지않아 맞이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 통신을 위해 시간당 주고받는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때 시각정보의 정확성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수준을 필요하게 되며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양자 혁명`의 근간은 `양자 메트롤로지`=양자 전문가들은 곧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서 양자산업이 기여할 부분으로 `양자 센서`, `양자 암호통신`, `양자 컴퓨팅` 세 분야를 꼽는다. 최 박사는 "이러한 `양자 혁명`은 `양자 메트롤로지`를 근간으로 한다. 암호통신과 컴퓨팅 이전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센서를 통한 측정"이라며 "양자 센서가 정확한 값을 측정해야 그 다음의 모든 과정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양자 센서는 양자한계에 도달한 측정을 추구하는 양자 메트롤로지 기술을 통해 구현된다"고 말했다.

양자 메트롤로지는 이미 KRISS에서 개발 중인 `광격자 시계`, `와트저울` 등의 다양한 측정기술에 적용되고 있다. 진행형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는 이번 연구는 △양자 칸델라(cd)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y) 두 분야다.

최 박사는 "양자 칸델라 연구의 목표는 측정 정확도를 빛의 알갱이 입자인 광자를 세는 수준까지 올려 빛의 표준단위인 칸델라(cd)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광자를 낱개 단위로 방출하는 `단일 광자 광원`과 그것을 잡아낼 수 있는 `단일 광자 검출기`를 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상온에서는 열로 인한 `잡음` 때문에 양자 수준의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KRISS는 냉각장치를 이용, 극저온 상태에 도달한 환경을 만들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머징 테크놀로지`는 이러한 극저온 측정장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 박사는 "현재의 연구목표는 포논(phonon·진동 알갱이) 하나하나를 셀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이라며 "그 후의 적용분야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공정에서 미세먼지 알갱이를 감지할 수 있고, 미세한 오염물질 입자, 방사성 입자 등을 검출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현재의 기술력은 알갱이 5-10개 수준의 진동까지 측정할 수 있다.

◇산업의 진보는 수준 높은 측정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야=최 박사는 서울대를 나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양자광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영국 국립물리연구소(National Physical Laboratory) 등을 거쳐 2003년 KRISS에 입원했으며, 시간센터에서 근무하다가 나노양자 과제에 참여하면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자측정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의 광학기술을 이용해 가능한 한 최대한의 양자연산을 연구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연구팀은 6년 동안 한 우물만 파서 2012년에 그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며 "그 때의 기술력으로는 최고 수준까지 연구했으니 이제는 `단일 광자 광원`과 같이 다음 단계의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력, 즉 측정 인프라의 수준을 올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박사는 "측정기술과 측정 인프라가 발전해야 첨단연구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산업이 진보할 수 있다"며 "양자 메트롤로지 기술을 통해 측정의 범주가 미시세계의 바닥까지 파고드는 양자 혁명이 4차 산업혁명의 진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달호 기자

※ 이 기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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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경 박사는 `양자 혁명`의 최전선에 `양자 메트롤로지 기술`(양자현상에 기반한 정확한 측정과학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최상경 박사는 `양자 혁명`의 최전선에 `양자 메트롤로지 기술`(양자현상에 기반한 정확한 측정과학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경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경

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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