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볏집 밑 부분의 유기물질이 토사와 함께 뒤섞여 있는 모습. 사진=정관희 기자
사진은 볏집 밑 부분의 유기물질이 토사와 함께 뒤섞여 있는 모습. 사진=정관희 기자
서산시가 발주한 석림동과 잠홍동을 잇는 동서간선 도로 조성 공사 현장에서 매립용으로는 부적합 토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20일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동서간선도로 조성 과정에서 볏집 밑 부분의 유기물질이 토사와 함께 뒤섞여 성토(盛土)재로 처리되고 있다는 것.

제보자 A씨는 "이 도로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 발굴 조사가 있었는데, 이때 볏집 등 유기물질이 있었음에도 이를 따로 처리하지 않고 토사와 함께 섞여 땅에 뭍힌 것 같다"며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성토재는 함수량, 입도 소성한계 등 성토용 품질검사 결과, 유기질 함유량이 3.45%(시방 기준 2% 미만)로 전단 강도와 압축성에 영향을 줄 수가 있고, 노체 및 노상 모두 불량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장의 성토 높이가 4m 미만으로, 문제의 불량토로 땅에 뭍을 경우 도로 건설을 위한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재 발굴 조사 과정에서 구덩이에 물이 고였음에도 이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매립했다가 뒤늦게 양수기로 물을 퍼냈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파헤친 파닥에 물이 고인 채로 매립을 하면, 다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반 침하 등 안전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문화재 발굴 관계자는 "당시 문화재 발굴을 위해 넓은 부분을 파헤친 채 물이 고여 있어,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서둘러 매립을 하다 보니 물을 미처 퍼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산시 관계자도 "볏집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이를 보완하려면 많은 예산 추가와 공정 또한 지연이 불가피해 재 분석을 통해 재 활용 여부를 최종 판단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업비 480억원이 투입되는 동서간선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방면 잠홍동 부근 국도 32호선에서 석림동 서산여고 인근 국도 29호선까지 2.2㎞ 구간 왕복 6차로의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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