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04-23 17:59

가시에 찔려도 좋으니 꽃처럼 다가와주세요 '로즈'

2017-04-20기사 편집 2017-04-20 15:36:25

대전일보 > 연예 > 영화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영화 리뷰]

첨부사진1로즈2
영화 로즈는 자신을 둘러싼 외부적 환경에 의해 불행으로 떠밀린 한 여자의 일생을 그렸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여성이기에 받아야 했던 수난을, 로즈는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로 이겨냈다. 강렬한 스토리텔러로 명망 높은 아일랜드의 거장 감독인 짐 쉐리단이 연출했다.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50년 동안 정신병원에서 갇혀 지낸 '로즈(루니 마라)'. 정신과 의사 '그린(에릭 바나)' 박사는 그녀의 책 속에서 수십 년 동안 써내려 온 글들을 발견하고, 서서히 로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1943년의 아일랜드. 억압적인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자유롭게 살아가는 로즈.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당당함에 매혹된 남자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어느 날 영국인 '마이클(잭 레이너)'과 첫눈에 반해 서로에게 빠져 들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이별하게 되고 로즈는 홀로 남겨진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지키고 싶었던 로즈. 아무도 몰랐던 그녀의 러브 스토리가 밝혀진다.

영화는 아일랜드가 처해 있던 영국의 식민지라는 상황, 전쟁이라는 불안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종교에 의지하게 되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는 극단적·보수적인 종교가 사람들을 지배하며 종교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사람들의 언론과 행동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고집했다는 이유로 삶을 파괴당한 한 여성이 있었다. 영화는 이 여성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 진실을 알리려고 애쓰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는다.

강렬한 스토리텔러로 명망 높은 짐 쉐리단 감독과 가장 매혹적인 배우 루니 마라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이 영화는 아일랜드의 유명 작가 서배스천 배리의 소설인 '로즈(원제:The Secret Scripture)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서배스천 배리는 아일랜드의 독립과 내전을 배경으로 개인의 삶을 그린 작품을 주로 내놓으며 시인과 극작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다. 시적인 울림과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와는 대비되는 충격적인 반전을 담은 소설 '로즈'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2008년 코스타상 수상, 맨부커상 최종후보작, 2009년 아이리쉬 어워즈에서 '올해의 소설'로 등극해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에서 단연 빛나는 건 루니 마라의 연기다. 심연을 담은 듯한 그녀의 눈동자는 영화 속 로즈에 매혹되는 남성들의 개연성을 충분히 그려낸다. 루니 마라는 도시 여자의 자유로움과 당당함으로 남성들을 사로잡으며 지금까지의 출연자들 중 가장 매혹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전개된 1940년대의 밀리터리 룩을 모던하고 스타일리쉬하게 소화한 그녀의 의상을 보는 재미도 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온 에릭 바나의 깊은 연기 역시 주목할 만 하다.

로즈와 마이클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로즈가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게 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도시로 아일랜드 킬케니 주의 작은 도시 아니쉬티그가 선택되었다.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아일랜드의 드넓은 자연 풍광과 해변은 자유롭고 매혹적인 '로즈'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장소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기며 감동을 선사한다. 고독이 느껴지는 자연 곳곳의 풍경을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로 담아내 홀로 산 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살아가게 되는 '로즈'의 외로움을 표현해 내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거칠면서도 웅장한 자연을 보여주는 연출은 그녀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러나 영화는 로즈에게 집착해 결국 그녀를 파괴하게 만드는 가톨릭 신부와의 스토리에 할애하면서 궁극적으로 영화가 던지는 질문인 '과연 그녀가 아이를 죽였을까'에 대한 결말은 힘을 잃는다. 성긴 인과관계가 정작 핵심을 말할 땐 힘이 빠져 버려 연출력과 연기력만 남는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로즈1

강은선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