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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사이버戰 …형태만 달라진 전쟁 '현재 진행형'

2017-04-20기사 편집 2017-04-20 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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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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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1990년 동서 냉전의 종식으로 시작된 새로운 시대에 과연 인류는 전쟁의 위협에서 보다 자유로워졌는가? 평화로운 세계 공동체의 이상에 보다 가까워졌는가?

다시 격화된 중동 및 근동(서아시아)에서의 다양한 전쟁들, 발칸과 우크라이나 등 해체된 동구 공산주의 국가 지역에서의 내전과 게릴라전, 9·11 테러에서 최근 IS의 전방위적 테러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전쟁 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전쟁폭력들 앞에서 세계 사회는 당혹해하고 있다.

이 책은 그 형태가 마치 파편처럼 불규칙적이고 소규모로 수행되는 최근의 전쟁들을 고전적 전쟁 유형 즉, 영토를 가진 대칭적 국가들이 정규군을 동원해 치르는 전쟁에 비춰 파악하지 말고 전쟁폭력 '진화'의 결과로 생겨난 새로운 전쟁 모델로 보자고 주장한다. 고전적 국가 간 전쟁의 마지막 사례는 1980-1988년의 이라크-이란전쟁,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 전쟁이다. 이 '파편화한 전쟁'은 '전쟁의 민영화', '전쟁폭력의 비대칭화', '전쟁의 탈군사화'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셋은 모두 함께 일어난다.

전쟁 문제에 관한 한 '움직이는 1인 싱크탱크'라 불리는 저자는 20세기 양차 세계대전에서 21세기 현재의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전제가 되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조건과 자원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추적하고, 그 변화와 21세기 전쟁폭력의 양상은 서로 어떤 상관이 있는지, 그리고 현재의 전쟁폭력에 가능한 현실적인 대응 방식은 무엇인지 탐색한다.

이 전쟁들은 근세 초기 유럽에서 스페인 국제법학파와 네덜란드 법학자 휴고 그로티우스(휘호 흐로티위스)가 발전시킨 '전쟁 아니면 평화', '국가 간 전쟁 아니면 내전', '전투원 아니면 비전투원'이라는 이항적 질서체계를 벗어나는 데서 '하이브리드 전쟁'이라 칭해지기도 한다.

이 새로운 전쟁에는 선전포고도 평화협정도 없다. 대신 성명과 회담이 반복되고, 그에 따라 폭력 사용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축소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시 격화될 뿐이다. 이와 같은 전쟁들은 그중 한 전쟁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다. 전쟁이 어떤 단계에 있는 건지도 알 수가 없다. 그 결과 우리가 지금 전쟁집단을 상대하는 것인지 평화집단을 상대하는 것인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게 됐다. 우리는 예상치 못한 형식의 전쟁폭력들과 마주하고 있다. 이호창 기자



헤어프리트 뮌클러 지음/ 장춘익·탁선미 옮김/ 곰출판/ 476쪽/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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