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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칼럼] 괴담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2017-04-19기사 편집 2017-04-19 1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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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로 안보 불안 조장

선거마다 흑색선전 단골 메뉴

의혹 제기 검증은 이성적으로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쏟아지는 의혹과 갖가지 루머로 시끄럽기 그지없다. 그 가운데는 검증을 거쳐야 할 사안도 있지만 불신만 부추기는 괴담도 상당수다. 4월 위기설이 그렇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북한 위협을 바탕으로 증폭되기 시작한 4월 위기설은 미국의 북한 폭격설로 구체화되어 유포되는 중이다. 정부까지 나서서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사실인양 받아들여지고 수그러들만 하면 다시 버전을 달리하며 생명력을 키워나간다. 결국 북핵 위기가 북폭설로 번져 안보가 대선국면의 최대 쟁점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대선의 쟁점이 안보로 변화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기도 하지만 한편에선 의도적이라는 느낌도 지우기 어렵다. 일단 북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위협의 실체에 미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가세해 불을 지르는 양상이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대한민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과 미·중의 강온대치로 비화돼 연일 시끄럽다. 하지만 이런 외부 환경의 변화는 급작스런 것은 아니다. 평시에도 국내 정치를 압박하는 대북이슈는 대선정국을 맞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끔 유도한 이들이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안보 앞에 보수와 진보가 어디 있느냐고 목청을 높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적 손실을 따지는 이들이 존재한다. 안보 불안을 부추겨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의 추세라면 일단 목적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스마트 시대는 성향이 비슷하거나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친구'로 묶어낸다. 이 친구들은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아주 긴밀하게 움직인다. 진위 여부나 과학적 근거가 모호한 일들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사실'로 둔갑한다. 이들은 또한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고도 자기편에게 유리한 뉴스와 상대에게 불리한 뉴스를 골라내 유포하고 증폭시키는 일에 적극적이다. 이들이 뒤에서 웃고 있는 사이 괴담은 여러 폐해를 낳는다. 그럴듯한 팩트에 하나둘씩 거짓과 허상이 보태지면서 사회 불안을 조성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종국에는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광우병이나 천안함 괴담 같은 사례들 말이다.

대선판을 달구는 루머는 비단 안보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흠집을 위해서라면 사돈의 팔촌까지 끄집어낸다. 최근엔 SNS를 타고 '중앙선관위가 안랩에서 제작한 투표지분류기와 운영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유포되기도 했다. 안랩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보이며 각축전을 벌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그러나 선관위 조사 결과 이는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누군가 안 후보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조작한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중도사퇴설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의 결집을 위해 유 후보가 사퇴를 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유 후보가 연일 중도사퇴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들불처럼 번지는 루머 앞에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과거 선거에서도 흑색선전은 단골 메뉴였다. 힘들이지 않고 상대의 예봉을 꺾거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의 향방을 바꾸는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문제가 대표적이다. 추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유포자는 사법처리 됐지만 이 후보는 선거에 패한 뒤였다. 괴담의 생성은 이처럼 목적성이 개입되어 있다. 괴담의 실체를 따라가다 보면 이득을 얻는 측이 반드시 존재한다. 주로 정치적 이해와 밀접하다.

19대 대선은 예정보다 7개월 앞당겨져 후보 검증 시간이 부족하다. 박근혜 정권의 광범위한 국정농단 사태를 목도했기에 후보자의 정책은 물론 주변의 사생활 등 사소한 의혹까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의혹 제기와 검증은 차분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의혹 검증을 빌미로 거짓을 용인하고 근거 없는 괴담 수준의 소문을 부풀리고 호도해서는 곤란하다. 괴담을 이용해 이득을 얻고자 하는 후보가 있다면 최종 검증권자인 유권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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