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검진이 활성화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안과에서도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의 진단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녹내장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진행했을 때 시력저하, 시야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소리 없는 시력도둑으로도 불린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특징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장애를 보이는 질환으로 세계적으로 3대 실명 질환 중의 하나이다. 녹내장의 발생 기전으로는 대표적으로 안압 상승에 의해 시신경이 압박되어 손상되는 것과 시신경의 혈류 장애에 의한 허혈성 손상 두 가지로 생각되고 있다. 흔히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이고,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상대적으로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인 정상 안압 녹내장이 더 많기 때문에, 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녹내장이 아니라고 안심하면 안 된다.

녹내장의 위험인자로는 △고령의 나이 △녹내장의 가족력 △고도근시 등이 있으며, 만 40세 이상의 성인은 매년 녹내장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한 고혈압·당뇨·편두통을 앓고 있는 경우 녹내장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해당 질병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정기적인 녹내장 검사가 필요하다. 이 때, 시신경의 두께와 미세구조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빛간섭 단층촬영(OCT)과 시신경의 기능적 측면을 평가할 수 있는 시야 검사를 반드시 시행하여야 한다.

녹내장의 치료에는 크게 안약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가 있다. 적당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은 백내장과는 달리 녹내장은 안약 치료가 기본적 치료이며, 안약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녹내장 안약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빠짐없이 매일, 정해진 횟수를 점안해야 한다. 안약 점안을 환자 자의로 중지하면 단기간에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수 년 후에는 확연히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 안약을 점안할 때는 한두 방울만으로도 충분하며, 더 많이 점안한다고 해서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안약을 점안 후 눈을 깜박거리지 말고 코 쪽 눈 가장자리를 2-3분 정도 눌러주면 안약의 전신 흡수를 최소화하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2개 이상의 안압약 점안 시, 4-5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일상 생활에서는 머리에 피가 몰리는 자세(물구나무서기)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자제한다. 엎드려 자거나, 잘 때 눈이 베개에 눌리는 자세 역시 안압이 올라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금연을 하며, 목이 조이지 않는 편한 복장이 권장된다. 또한 자전거 타기, 달리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은 녹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정기적인 안과 진료와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 및 치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재림 소중한 빛 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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