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구도를 형성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보수경쟁이 한창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역시 안 후보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융단폭격을 퍼붓는 모양새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문 후보는 공식선거운동기간 초반에 확실히 간격을 벌려 대세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안 후보에 대한 집중 공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그를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규정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옛 여권 세력과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안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정권연장`과 다름없기에, 진정한 `정권교체`는 자신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문 후보가 지난 17일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촛불과 함께하는 정권교체냐, `부패 기득권세력` 정권연장이냐의 대결"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120석 정당 대 40석 정당`, `준비된 후보 대 불안한 후보`의 프레임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여기에는 안 후보가 집권한다면 결국 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등 범보수 진영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도 함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와 유 후보가 안 후보 공격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와는 다르다. 두 후보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안 후보가 상당 부분 안고간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범보수 후보 중 지지율 1위이지만 10%를 넘지 못하는 한국당 홍 후보 측이 느끼는 심각성은 더욱 크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안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데다 대표 우파 논객인 조갑제 씨마저 "안철수가 당선되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당 차원에서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이에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서울시당 선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지지율 상승은 녹아 없어지는 `눈사람 득표`"라고 공격했다. 또한 안 후보의 사드 배치와 관련된 입장 변화를 지적하면서 `가짜보수`로 규정하기도 했다. 다만 안 후보를 지나치게 비판할 경우 상대적으로 문 후보가 이득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바른정당 유 후보도 안 후보 공세에서만큼은 홍 후보와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유 후보는 대선 출정식에서 "안철수 후보는 지금 호남의 지역 기반으로 후보가 된 다음에 안보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고 성토했었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