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운영의 필요성이 강조돼왔던 대전문학관이 대전문화재단에 재위탁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문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다음 달 대전문화재단 위탁 운영이 종료되는 대전문학관을 재단에 다시 위탁하는 방안으로 논의 중이다.

대전문학관은 2012년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의 위탁 협약 이후 대전문화재단의 산하 기관으로 운영돼왔다.

지역 문학계에서는 지난해 8월 문학 활성화의 골자를 담은 문학진흥법이 시행된 것을 계기로 대전문학관을 대전시에서 직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등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 예술 부흥을 선도하고 있는 데다 이응노미술관 역시 재단법인으로 독립 운영되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전문학관도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문학관이 독립성을 확보하면 문학가와 시민을 잇는 가교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문학적 콘텐츠를 개발·운영할 수 있는데다 △지역문학관련 전문인력의 양성 및 지원 △문학 창작 활성화와 향유 증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대전문학관장의 지위 및 처우가 무보수 명예직인데다 1년 계약직이어서 대전문화재단에 재위탁되면 운영 면에서 여러 한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대두된다.

지역 문학계에서는 문화재단 재위탁이 아닌 독립 운영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희정 대전작가회의 회장은 "지역 문학의 발전을 이끌 역할을 해야 하는 대전문학관이 대전문화재단에 재위탁된다면 문학관련 콘텐츠의 개발 및 창작 활동에 대한 지원은 단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문학에 대한 단견과 사실상의 문학관 불모도시로 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대전문학관의 독립 운영이 보장돼야 문학의 활성화는 물론 지역 문학의 집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재단에 재위탁한 후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은 재위탁이나 독립운영 시 별다른 차이가 없고 단지 운영의 효율성을 보면 재위탁으로 간 후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 등을 보완하는 게 맞다"면서 "현재 문화재단 문학관운영팀을 조직개편해 재단 직속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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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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