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사성어 중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오나라 장수 여몽이 부족한 학식에 대해 지적받자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학문을 열심히 연마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 데서 유래했다. 괄목상대는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다시 대한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부쩍 늚`을 비유한다.

특허청도 자체 수수료 수입으로 운영되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후 지난 10년의 성과를 되돌아보면, 그야말로 `괄목상대`라 할 수 있다. 필자는 당시 특허청 과장이었는데, 이후 국장을 거쳐 차장에 이르는 동안 많은 변화를 직접 몸으로 체감해 왔다.

실제 지난 10여 년간 특허청의 역량은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성장했다. 특허심사처리기간은 17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심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지식재산보호원도 설립했다. 특허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특허 정보화시스템은 특허넷Ⅲ로 개선됐다. 특허넷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프리카 등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이러한 성과들로 미·일·유럽 중심의 국제적인 지식재산권 체제가 한·중이 포함된 5자간 협력 체제(IP5)로 전환됐고, 이제는 지식재산 강국으로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특허 등록건수 감소로 적자가 발생해, 기획재정부에서 자금을 조기환수 받은 적도 있었다. 또 조직과 예산에 대한 자율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탓에 심사관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점은 아프게 다가온다.

이제는 지식재산이 기업과 국가의 핵심적인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허청도 과거 단순히 특허여부만을 판단하는 집행기관에서 현재는 지식재산 창출, 활용, 보호 전반을 아우르는 지식재산 주무부처로 성장했다.

더 나아가 우리 기업을 지식재산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우수특허를 확보하는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IP-R&D 전략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좋은 특허로 사업자금을 확보하도록 IP금융을 지원하고, 지식재산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또 국내 상표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 IP-DESK도 설치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필자는 특허청의 행정서비스 품질이 국가의 지식재산 경쟁력과 직결된 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 점에서 조직과 예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운영기관의 성과주의가 정착돼야 제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나라 장수 여몽이 부족한 학식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듯이, 특허청도 책임운영기관답게 전 직원이 노력한다면 국민을 위한 지식재산 행정서비스를 한 단계 더 괄목상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영대 특허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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