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벚꽃 개화를 보면서 봄이 생각보다 빨리 왔음을 실감한다. 2017년 봄은 여느 때와는 다른 것들이 많다. 몇 주 일찍 찾아온 꽃 소식과 더불어 `벚꽃 대선`이라 불리는 5월 대선까지 많은 것이 사뭇 새롭다. TV에서는 이미 대선 후보들이 하나둘 모여 토론회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며칠 전 치러진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를 보면서 토론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간접적으로 접하던 후보들의 자질들이 토론에 임하는 자세와 임기응변이 필요한 즉각적인 대화에서 여실하게 그 민낯을 드러냈다.

재미있는 것은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행위를 우리는 단순히 토론이라고 정의하는 반면 영어에서는 많은 형태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만 보더라도 두 나라의 언어 행위에 대한 관점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iscussion, argument, debate…` 이외에도 많지만, 대표적으로 이 세 가지가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구분이 가장 쉽지 않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discussion은 특정 주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결국, 목표 지점은 해결이며 각자의 의견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We had a discussion about solving the problem.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의논했다.`

argument는 주제에 대하여 논의한다는 것보다는 자신의 의견 설득이나 타인의 의견 부정을 하기 위하여 논쟁에 속하지만, 언쟁에 가깝다. 당연히 학술적이나 공식적인 행위에는 쓰이지 않으며 조직이나 개인 간의 다툼에 적합하다. After our argument, she ignored me all day. `그녀는 나와 다투고 난 뒤 하루 종일 나를 못 본 체했다.`

마지막으로 debate의 경우는 공식적인 룰이 있는 격식을 갖춘 토론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대선이나 공식적인 토론을 표현할 때 사용하며 발언 순서들과 합의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견 절충이 가능하다. 대선 토론과 학술 토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debate는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 We have to hold a debate on that problem. `우리는 저 문제에 관해 토의해야 한다.`

debate는 모든 교육의 종착점이라 할 만큼 교육을 넘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배울 수 있는 최상의 교육방법이다. 청담어학원의 경우는 오랜 기간 꾸준히 debate를 활용한 수업방식을 연구 개발했다. 현재는 모든 수업이 토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 여기에 탭을 활용한 IT 기술의 융합으로 의견 개진에 소극적인 학생들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됐다. 많은 대선후보의 `토론`과 `언쟁`을 넘나드는 각축을 보면서 `토론 교육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배웠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종시 청담어학원, 에이프릴어학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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