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무기에 별칭이라도 어머니 이름을 붙이는 것은 세상 모든 어머니에 대한 모독이다. 미국이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한 동굴 지역에 대형 폭탄을 투하했다. 미군이 폭격에 사용한 폭탄은 `GBU-43/B`. 핵무기를 제외한 현존 가장 강력한 폭탄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길이 9m, 무게 9800㎏의 GBU-43/B가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 MOAB)`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폭탄의 위력은 가공하다. TNT 폭탄 11톤의 폭발력에 반경 1㎞가 초토화된다. 핵 폭발처럼 높이 3㎞의 버섯구름이 생기고, 이는 30㎞가 떨어진 거리에서도 목격된다. GBU-43/B의 실전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은 안전할까? 북의 핵 공격 위협이 아니라도 우리나라는 대량살상무기에 버금가는 존재들을 도처에 안고 산다. 지난 1월 대전충남녹색연합, 세종참여시민연대 등 24개 시민단체들이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를 발족했다. 이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핵 재처리 실험이 유성과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폭발 사고라도 발생하면 적어도 반경 30㎞ 안에 있는 주민들이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기준으로 반경 30㎞에는 대전 뿐만 아니라 세종, 공주, 논산, 청주, 옥천 등 280만 주민이 살고 있다.

`30㎞연대`는 지역 현안이 특정 장소에 국한하지 않고 주변 주민들 생존까지 좌우함을 숫자로 단명하게 표현했다. 충남도 `30㎞연대` 같은 공동대응이 필요하다. 천안은 한자어로 하늘아래 평안한 도시(天安)이지만 이제 옛말이다. 공장과 산업단지가 즐비한 천안시 성성동은 지난 3월 한달간 미세먼지 `좋음`에 속한 날이 이틀 뿐이었다. 아산시 모종동은 하루도 없었다. 천안, 아산 미세먼지는 석탄화력발전소 10기가 당진에 밀집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때로 폭탄보다 무서운 살인자이다. 천안시청에서 당진시청까지 거리는 54.8㎞. 당진과 경계를 맞댄 아산 뿐만 아니라 천안의 주민들까지 `50㎞연대`를 결성해 당진의 추가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저지에 적극 힘을 모아야 할 판이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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