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이면 거리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한 가벼운 복장을 한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샌들이나 슬리퍼 등은 한껏 멋을 뽐내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흔히 무좀이라 불리는 `조갑 진균증`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손발톱 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피부질환인 조갑 진균증에 의해 색이나 모양 등이 변한 발톱을 외부로 노출 시키기에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김형주 더웰피부과 원장의 도움말로 조갑 진균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정의= 손발톱 무좀은 피부사상균 등 곰팡이에 의해 야기되는 조갑(爪甲, 손톱 및 발톱)의 진균 감염증을 의미한다. 조갑 무좀은 효과적인 새로운 항진균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질환의 발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갑 무좀은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는 20-45%에 달하는 상당수의 환자들이 `치료 실패`로 분류되고 있다.

◇원인= 손발톱 무좀은 조갑에서 피부사상균(Trichphyton)의 감염으로 발생하는데 연구 결과에 따라 발현율은 3-22%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말초순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40% 이상 조갑 진균증이 발현되고 노인은 50% 이상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건선이나 당뇨 등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조갑 진균증이 발현되기 쉬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영양부족이나 상처, 장갑이나 신발의 장시간 착용 등으로도 발생하는데 특히 근무시간 동안 구두를 오래 신고 있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증상 = 일반적인 무좀에서 나타나는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특별한 자각증상은 나타나지 않지만, 손·발톱이 원래의 광택을 잃고 누렇게 혹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또 손·발톱의 두께가 점차 두꺼워지거나 표면이 거칠어지고 지는 것은 물론 끝 부분이 잘 부스러지며 드물게는 손발톱 가장자리가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 심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발톱이 두꺼워진 경우에는 운동 시나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발톱이 변색되고 변형된 경우에는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아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치료=손발톱 무좀의 치료는 경구 치료, 국소 치료, 수술적·화학적 발조술, 레이저 치료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조갑 진균증을 치료하기 위한 기존 치료 방법은 균을 사멸 시킬 수 있도록 약을 복용하거나 바르는 치료가 대부분이었다. 피부 사상균은 발병 부위에 따라서 치료 방법과 복용 기간이 다르며, 손톱이나 발톱의 경우는 딱딱하고 단단한 부위여서 흡수가 필요한 외용제는 광고와는 달리 효과적이지 않다.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간이나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치료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조갑 전용 치료 레이저가 개발돼 조갑 진균증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레이저는 피부 사상균에만 조사되기 때문에 주변의 정상적인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약 10분 정도의 조사로 2-4주 간격으로 시술을 하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레이저 치료는 약물 복용이 부담스러운 환자나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태인 임산부들도 치료 받을 수 있어 각광받고 있는 치료 방법이기도 하다. 또 레이저 시술 방법은 인정 비급여 치료로서 실비가 인정돼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 예방= 손·발톱 무좀의 원인인 피부 사상균은 정상적으로 인체에 살고 있는 균이기 때문에 치료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이후 재발 가능성이 높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예방을 위해서는 발을 매일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발을 씻었다 하더라도 발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며 특히 발가락 사이를 잘 말려야 한다. 더운 날씨로 인해 몸에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딱 맞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

우리가 곰팡이로 인한 질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적절한 대응 및 관리를 할 경우에는 피부 사상균의 의협으로부터 우리의 손톱과 발톱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주 더웰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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