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기의 즐거움

음악도 아는 만큼 들리고 그림도 아는 만큼 느끼는 것처럼 별도 아는 만큼만 딱 거기까지만 보이게 된다. 하지만 막상 별을 관측하고자 해도 도대체 어디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아니 알아도 별을 관측하고 이것을 평생의 즐거운 취미로 이어지게 하기까지는 그 진입 장벽이 만만치 않다. 초보의 벽을 극복하고 관측의 기쁨을 아는 별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헤쳐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호핑과 주변시, 하늘의 길과 전문 용어들을 익혀야 하고 과도한 지름신의 유혹도 견뎌야 한다. 그리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밤에 외박을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집안과 회사의 눈치도 살펴야 하고 주말에 경조사나 약속이라도 생기면, 또는 날씨가 좋지 않으면, 확실히 천체관측은 영화 보고 음악 감상하는 것보다 어려운 취미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별 보는 일을 포기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천체관측의 기쁨을 누리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24년차 선배 별쟁이가 팔을 걷어붙였다.

안시관측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인 이 책은 수년간의 강의를 통해 천체관측을 시작하는 입문자들이 어려워하는 것, 필요한 것,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오랜 기간 소통한 결과물이다. 별을 어떻게 찾는지,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즐기는지, 또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지 등의 방법을 담았다. 별에 미친 24년차 선배 별쟁이의 천체관측 실전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별동네에서 다양한 기록을 보유한 `못 말리는 별쟁이`다. 메시에 마라톤 3연패를 달성했고, 메시에 110개 스케치를 완성했다. 천문인 마을에는 국내 최초로 저자의 스케치 개인전이 지금도 상설 전시돼 있다. 2012년 올해의 천문인에 선정됐고, `천문연구원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사상 최초로 사진 아닌 그림으로 입상했다. 매일 `오늘의 천체 스케치`를 게시하는 세계적인 사이트 ASOD에 한국인 중 가장 많은 스케치가 게재됐다. 그의 유별난 별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개기일식에 미쳐 일본, 호주, 심지어 북극까지 다녀왔고, 앞으로도 평생 동안 개기일식을 보러 전 세계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지금도 유학을 빌미로 매일 밤 남반구의 별들을 감상하고 있다.

밤하늘의 즐거움을 알면 인생이 훨씬 더 즐거워진다. 이 책은 아름다운 밤하늘을 내 눈으로 직접 관찰하고 평생의 즐거움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담아 흥미롭다. 땅 위에서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인생의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평생 이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 책은 별보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호창 기자

조강욱 지음/ 들메나무/ 320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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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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