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설계자들

우리가 살아가는 나라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건국된 나라로 좁히려는 세력의 시도가 없지 않지만, 대개는 1919년 3·1 운동 정신을 이어받고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국가라는 게 다수의 생각이다.

대한민국을 이야기할 때 3·1 정신과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언급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것에는 친일 문제가 걸려 있고, 또 한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지지 않았을 때 모두가 바라던 국가의 설계도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 현대사의 근대적 전환기를 이룩한 1960-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헌들과 연구들을 토대로 삼는다. 그만큼 이 시기에 정부 정책을 주도한 이들과 민주화 진영에서 저항했던 사람들이 모두 이념적으로는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들이 바로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 즉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라고 말이다.

또 `학병세대`를 가운데에 놓고 치열하게 전개된 한국 현대사의 뚜렷한 줄기가 한국 우익의 진짜 기원임을 확인하고 있다. 학병세대는 주로 1920년 전후 다섯 해 정도에 출생한 이들로, 실제로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은 사람들이라고 할 만하다.

장준하, 김준엽, 지명관, 서영훈, 백낙준, 장기려, 선우휘, 김성한, 양호민, 류달영, 김수환, 지학순, 조지훈, 김수영 등이 여기에 속하며 이들의 사상적 선배로는 이들 `진짜 우익`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류영모, 함석헌, 김재준 등이 있다.

이들은 선배 세대인 이승만, 장면, 박정희 등과 달리 친일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 또 이들은 정치, 언론, 교육, 종교, 학술, 사상 각계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은 이들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기본 틀을 만든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이고, 그들의 설계는 주로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얼마만큼 현실에서 실현됐을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박영문 기자

김건우 지음/ 느티나무책방/ 296쪽/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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