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예산군에서 새끼 황새 3마리가 태어났다. 2013년생 수컷 만황이와 1999년생 암컷 승황이가 낳은 아이들이다.

지난달 수컷 황새 한황이와 암컷황새 세황이 부부가 2마리를 부화시켰으니 올해에만 벌써 5마리의 새끼 황새가 예산군에서 태어났다.

새끼 부화의 의미는 깊다. 예산군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황새가 살기 좋은 `제 2의 고향`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40여년 간 자취를 감췄던 황새는 새로운 고향인 예산으로 귀향(歸鄕)해 또 다른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황새가 우리나라에 돌아온 지는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1971년 충북 음성군에서 한 엽사가 남편 황새를 잡은 이후 남겨진 아내가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새였다.

혼자 남겨져 구조된 아내 황새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 이후 동물원에서 생활하다 1994년 숨을 거뒀다.

황새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뒤인 2015년부터다.

복원 완료 이후 자연방사된 황새는 새로운 고향인 예산군에서 직접 먹이를 찾고, 알을 낳고, 새끼를 낳으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새로운 모습같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종료된 이후,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충남으로 귀향해 도지사로서의 업무를 재개했다.

보름만에 돌아온 고향의 지형은 그새 많이 변했다. 단순히 도지사로서 그를 바라보던 도민들의 눈길은 `충청권 대표 정치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안 지사가 지역을 대표하는 큰 인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는 기대 역시 높아졌다.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반면 그가 자리를 떠난 사이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종식되지 않은 조류독감(AI), 봄철 산불, 예산안 확보 등 그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만 할 일이 겹친 탓이다.

비워둔 자리에는 현안이 산적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안 지사 역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당면 현안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에 그가 했던 것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안 지사는 경선 후보로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승복했다. 이제는 도지사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차례다.

뒤의 일은 차후에 생각할 문제다. 지금은 고향에서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해야만 하는 때니까.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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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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