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컷 황새 한황이와 암컷황새 세황이 부부가 2마리를 부화시켰으니 올해에만 벌써 5마리의 새끼 황새가 예산군에서 태어났다.
새끼 부화의 의미는 깊다. 예산군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황새가 살기 좋은 `제 2의 고향`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40여년 간 자취를 감췄던 황새는 새로운 고향인 예산으로 귀향(歸鄕)해 또 다른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황새가 우리나라에 돌아온 지는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1971년 충북 음성군에서 한 엽사가 남편 황새를 잡은 이후 남겨진 아내가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새였다.
혼자 남겨져 구조된 아내 황새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 이후 동물원에서 생활하다 1994년 숨을 거뒀다.
황새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뒤인 2015년부터다.
복원 완료 이후 자연방사된 황새는 새로운 고향인 예산군에서 직접 먹이를 찾고, 알을 낳고, 새끼를 낳으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새로운 모습같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종료된 이후,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충남으로 귀향해 도지사로서의 업무를 재개했다.
보름만에 돌아온 고향의 지형은 그새 많이 변했다. 단순히 도지사로서 그를 바라보던 도민들의 눈길은 `충청권 대표 정치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안 지사가 지역을 대표하는 큰 인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는 기대 역시 높아졌다.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반면 그가 자리를 떠난 사이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종식되지 않은 조류독감(AI), 봄철 산불, 예산안 확보 등 그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만 할 일이 겹친 탓이다.
비워둔 자리에는 현안이 산적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안 지사 역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당면 현안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에 그가 했던 것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안 지사는 경선 후보로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승복했다. 이제는 도지사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차례다.
뒤의 일은 차후에 생각할 문제다. 지금은 고향에서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해야만 하는 때니까.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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