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곰의 공격을 받은 바다코끼리도 몸무게가 1t이나 되고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갖고 있었으나 흰곰의 공격을 막지 못해 결국 빙원을 온통 피로 물들이고 죽었다.

그런데 몸무게가 50kg도 안되는 썰매개들이 어떻게 그런 괴물들과 싸울 수 있을까.

알래스카의 썰매개들은 용감했다. 흰곰이 공격 범위 내로 들어오자 으르렁거리던 개들은 일제히 짖기시작했다. 열두 마리의 개들이 우람차게 빙원이 떠나가도록 짖기 시작했다.

그렇다. 개들은 그렇게 소리높이 짖을 수 있는 동물들이었다. 그 어느 동물도 개들처럼 우렁찬 합창을 하지 못한다.

개들의 그런 합창은 개들의 무기이기도 했다. 그 소리는 싸우는 동료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덤벼드는 적을 위협하기도 한다.

웍웍 하고 짧게 울부짖으면서 천막으로 쳐들어오던 흰곰들의 소리가 혼란에 빠져 들었다.

흰곰들은 세 마리였는데 두 마리는 암수이고 한 마리는 성장한 새끼였다.

그 새끼가 개들의 합창소리에 당황하고 있었으며 그 어미 아비들은 새끼를 보호하려고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토마스 교수가 한 손으로는 총을 들고 또 다른 손으로는 손전등을 들고 천막 밖으로 나갔다.

개들과 흰곰들이 싸우고 있었는데 개들이 훌륭한 전법을 쓰고 있었다. 개들은 세 마리의 흰곰들을 부챗살처럼 포위하고 있었다. 그리고 뒤쪽에 있던 개들이 흰곰에게 덤벼들어 물어뜯었다. 곰의 털이 푹푹 뽑히고 피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분노한 곰이 되돌아서 뒤에서 덤벼들고 개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쉽게 잡힐 개들이 아니었다. 뒤에서 덤비던 개들이 도망가고 앞쪽에 있던 개들이 덤벼들었다.

개들은 그렇게 포위망을 변동시키면서 싸우고 있었는데 곰들은 그 포위망을 돌파하지 못했다.

토마스 교수가 발포했다. 가슴에 총탄을 맞은 아비 곰이 피를 뿌리고 비틀거렸다.

그렇게 되자 흰곰과 개들과 사람들이 난투를 벌이게 되었다. 조수인 에스키모사냥꾼도 작살을 들고 분전했다.그는 총탄을 맞고 비틀거리는 아비 곰에게 작살을 던져 쓰러뜨렸다. 흰곰들은 그래도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으나 그때 멀리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스키모 사냥꾼들이 데리고 온 썰매개들이 동족이 흰곰과 싸우는 소리를 듣고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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