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작년 10월 말 촛불집회로 시작해서 대통령 탄핵결정과 구치소 수감에 이르는 역사적인 사건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제까지는 민주주의가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 어줍었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잘 맞는 멋진 옷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 국민은 추운 겨울 언 아스팔트 바닥을 녹여가며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고 자존감을 세웠다.

국정농단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배울 만큼 배우고 똑똑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왜 저럴까? 언론을 통해 접하는 당사자들의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당당하고 뻔뻔한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티머시 R. 제닝스는 신경학적으로 전두대상피질(ACC)은 공감, 긍휼, 사랑을 경험하고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부위라고 하면서 `마음`과 연결시키고 있다. 배외측전전두피질(DLPFC)은 추론하고 전략과 계획을 짜는 부위로서 `이성`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안와전전두피질(OPFC)과 복내측전전두피질(VMPFC)은 `양심`을 담당하는 부위로서 죄를 자각하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인식하고 바로잡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판단력은 이 세 부위의 결합에서 생긴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뇌 연구에 의하면 복내측전전두피질에서 양심에 거리끼면 배외측전전두피질의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양심에 찔리면 이성적의 활동이 줄어들고, 죄책감을 느끼면 사고가 명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심이 마비되어 두뇌의 균형이 깨지면 수치심이나 죄책감 없이 자기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전략적인 술수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판단력은 구멍이 나고 점점 더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언젠가는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물론 두뇌를 어떤 기능과 부위를 일대일로 연결하여 모듈식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마땅히 경사이론이나 네트워크이론 등 다양한 관점과의 상호보완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듈이론도 폴 맥린의 삼중구조론처럼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줄 수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양심과 이성의 조화가 깨지면 자신의 삶을 선택하지 못하고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될 것이다.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들은 우리 정치에도 양심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보여주었다. 이젠 국가를 튼튼히 할 목표와 전략을 세워 실천하는 일이 남았다. 양심은 닦고 이성은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