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고 있다. 애호박에 두부를 넣고 구수하게 끓여 낸 된장찌개는 식탁 위에 올라가서도 한동안은 보글보글 끓고 있다. 물론 뚝배기에 끓여냈을 때는 그렇다. 더운 여름이라 해도 투명한 유리그릇에 된장찌개를 담아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게 법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된장찌개의 제맛을 살리고 따듯한 국물을 오래 유지하기에 좋은 뚝배기는 된장찌개 전용이다.

하루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전에 클래식 전용홀 건립의 필요성과 열망은 여전하고 현재는 시민들이 함께 나서자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간혹 대전예술의전당이라는 아주 좋은 공연장을 두고 또 공연장을 짓자고 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직설적이지만 현실적인 된장과 뚝배기의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콘서트 전용홀에 대한 이해가 있지 않다면 시민들은 자신이 낸 세금을 쓰자는 데 적극적으로 캠페인까지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콘서트 전용홀과 일반 공연장이 다른가? 그럼 그동안 내가 연주를 보았던 시설 좋은 대전예술의전당은 뭐였지?라고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대전예술의전당은 뮤지컬, 무용, 음악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다목적홀이다. 뮤지컬이나 무용을 위해서는 무대장치, 조명 등 부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반면에 콘서트 전용홀은 자연음향 그대로를 객석으로 전달할 수 있는 건축음향이 갖추어져 있다. 연주자들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울려 온전히 관객들의 귀로 전달되어지는 역할을 한다. 즉, 연주자가 강렬한 소리를 내면 강렬하게 아주 작고 섬세한 소리를 내면 그 또한 그대로 전해진다. 하지만 다목적홀에서는 음향반사판을 세워 보이지 않는 무대의 좌우, 뒤쪽으로 소리들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지만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뉴욕필이나 베를린필이 와도 100%의 연주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일 년에 한번 4월이면 전국의 교향악단이 모여 교향악축제를 벌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여개의 교향악단이 연주를 한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매년 서울 연주 후 평론가들이나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는다. 서울이기에 긴장을 한 탓도 있지만 가지고 있는 실력 그대로를 제대로 연주홀에서 담아 주기 때문 아닐까? 이은미 대전시립교향악단 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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