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살아있다] 대통령의 선물은 어떤게 있을까

연형묵 북한 총리가 1990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해 선물한 나전칠기  원형함.
연형묵 북한 총리가 1990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해 선물한 나전칠기 원형함.
`칠보항아리에서부터 흑표범, 지팡이를 짚은 가봉원주민 석상, 고대그리스 금술잔, 은제 단검까지….`

대통령기록관은 외국정부나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대통령의 선물을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기록관에 소장중인 역대 대통령 선물은 1961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재임시기부터 수령한 선물로 총 3448건에 이른다. 대통령들이 받은 선물은 식기류, 공예품류, 의복·잡화류, 책자, 예술품류, 보석류 등 매우 다양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선물을 증정한 국가는 총 151개국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선물의 가치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후진국으로 갈수록 값어치가 있는 선물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선물을 수령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으로 총 806건에 이르며 김영삼 대통령 707건, 김대중 대통령 657건, 노무현 대통령 615건, 박정희 대통령 275건, 전두환 대통령 217건, 노태우 대통령 141건 순이다.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선물은 보통 정상이 직접 교환하지 않고 의전 직원을 통해 간접 교환한다. 직접 교환하게 되면 즉석에서 보안 검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호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선물이 무겁거나 부피가 커서 교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 선물을 의전 절차상 공식 환영행사 또는 접견시 미리 진열해 증정하는 경우도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6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은장식 크리스털 그릇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10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코냑을 선물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방한시 평소 스포츠를 즐기고 과거 태권도를 수련한 사실에 착안해 태권도복과 태권도 단증을 준비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직접 전달했다.은현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보리스 예칠  러시아 대통령이  1992년 11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해 준 화채그릇세트.
보리스 예칠 러시아 대통령이 1992년 11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해 준 화채그릇세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