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운 대전시선관위 사무처장
정연운 대전시선관위 사무처장
대통령제의 역사는 미국이 대영제국의 왕이라는 존재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당시 대영제국에서 독립한 미국은 "대영제국과 결별한 것은 좋은데 왕이 없다. 누가 통치하지?" 라는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헌법과 같은 연합규약을 제정하고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은 입헌을 바탕으로 군주제에 입각한 선출직 왕과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에 이르러 대통령은 권력분립의 원리를 기초로 하여 입법부와 행정부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통한 민주국가의 정부가 되었고, 국민주권 원칙에 따라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가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대해 상세히 언급한 규정이 많다. 국회의원과 달리 대통령에 대한 피선거권 나이제한 및 선거에서 같은 수의 표가 나올 때 선출방법 등이 헌법에 구체적으로 직접 규정되어 있으며, 공통적으로 타 공직에 적용받는 탄핵제도라도 대통령만큼은 단서조항을 부여해 그 요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한 조항은 헌법이 가지고 있는 근본 법규로써의 추상적 특징과 사뭇 대비되어 우리나라 정치구조에서 대통령이 얼마나 중요한 직책인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에서 제2공화국을 제외하고 모든 권력과 국정운영의 최고 권위자이었고 그 리더십의 역량에 따라 국운이 크게 좌우되어 왔다.

역대 대통령선거 중에 중요하지 않은 선거는 없겠지만 이번 대선은 다른 때와는 달리 그 과정부터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의견이 극명하게 달랐던 단체 등의 활동이 있었던 만큼, 선거과정에서도 일반유권자가 평온한 가운데 후보자를 선택하기에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가짜뉴스를 통한 후보자의 학력, 경력, 과거의 행적 등에 대해 무차별적 의혹제기는 SNS와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널리 확대되어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유권자를 현혹시킬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근거 없이 가공된 평가나 평론에 현혹되지 않고 꼼꼼히 정견·정책을 따져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하여 어느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탄핵소추를 발의하였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서 인용했으며 이제는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을 선택해야 될 차례가 되었다. 일련의 탄핵과정에서 누군가는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아서 또 다른 이는 그 과정상에 문제가 있다는 사유 등으로 대통령선거에 참여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참여하는 자는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자는 손님이다"라고 말 했듯 국민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참 된 주인의 모습이라 하겠다. 이번 선거가 모쪼록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는 희망의 선거, 국론분열을 통합하는 화합의 선거, 모두가 승복하는 공정한 선거인 아름다운 선거가 되어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정연운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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