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개들이 페어뱅크스 시가지에 들어서자 시가지에서는 무수한 꽃불이 터져 하늘을 수놓았고 광란의 축제가 벌어졌다. 술집들이 모두 문을 열어 놓았고 입상한 썰매꾼이나 도박에서 이긴 사람들이 공짜로 술집에 들어온 손님들에게 술을 제공했다. 수백 마리의 개들이 시가지에 몰려들어 목청이 터져라 짖고 있었으며 알래스카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곳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입상한 개들의 흥정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수한 썰매개의 씨를 얻으려고 입상한 개들을 큰 돈을 주고 구입하려고 했다.

토마스 교수는 썰매개들을 연구소로 데리고 가 썰매의 줄을 풀어주었다. 열흘 동안이나 있는 힘을 다해 썰매를 끌었던 개들은 아주 피로하여 쉴 것으로 보여졌으나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썰매개들이었으며 썰매와 떨어졌다고 편안하게 쉴 개들이 아니었다.

응원을 하고있던 수지양이 달려와 개들을 껴안고 울고 있었다. 그 개들은 그녀가 새끼 때부터 돌봐주었던 개들이었다.

토마스 교수는 자기의 썰매개들이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으나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큰 돈을 얻게 되었다. 그동안 쌓여 있었던 채무를 다 갚고도 남음이 있는 돈이었다.

도미니양은 그 기회에 페어뱅크스에 있는 동물연구소를 떠나 시카고에 있는 대학에 가자고 요청했으나 토마스 교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제 알래스카의 사람이 되었으며 알래스카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개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토마스 교수는 개들과 함께 사흘 동안 푹 쉬었다. 백야의 계절이었으므로 창을 가려 놓고 아주 푹 쉬었다.

그동안 광란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던 페어뱅크스도 조용해졌다.

개들이 끙끙거리고 있었다. 썰매개들은 썰매와 떨어져 있기를 싫어했다.

그렇다면 해변가에서 살고 있는 에스키모 마을사람들과의 약속을 지켜 바다표범사냥에 나가야 될 것 같았다.

알래스카의 썰매개들은 썰매만을 끄는 사역개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사람들과 함께 사냥도 했다.

그들은 바다표범 사냥도 잘 했다. 알래스카의 해변 바다는 늘 얼어붙어 있었고 그 얼음판 밑에 바다표범들이 살고 있었다. 바다표범은 그 얼음판 밑에서 살고 있었으나 그들은 고기가 아니라 폐로 숨을 쉬는 동물이었기에 그 얼음판에 구멍을 뚫어 놓고 가끔 밖으로 나와 숨도 쉬고 잠도 자기도 했다.

그래서 에스키모들은 개들과 함께 그런 바다표범을 사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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