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팀은 알래스카 토종개들과 알래스카 마라뮤트 등이 이끄는 팀이었는데 혹독한 훈련을 받은 끈질긴 팀이었다. 그들 개들을 훈련시켰던 에스키모 썰매꾼들은 개들을 영하 50도의 추위 속에서 방사하고 있었다. 개들이 그대로 눈과 바람을 맞으면서 살도록 내버려두고 철 덩이처럼 얼어붙은 물개의 시체를 도끼로 토막내 던져주었다. 살려면 살고 죽으려면 죽으라는 훈련이었다.

그 개들은 그래도 죽지 않았고 그 혹독한 훈련의 결과로 썰매경기에서 가장 먼저 달리고 있었다.

두 번째는 캐나다에서 온 썰매팀이었다. 주로 그린랜드계의 개들이 이끄는 썰매팀이었는데 그린랜드 마라뮤트는 체격이 크고 골격이 튼튼한 개들이었다. 스피드는 좀 느렸으나 스태미나가 있었으며 선도견(先導犬)인 두목견은 특히 체격이 컸다. 그러나 그 리더개는 주인의 집중적인 매를 맞고 허덕이고 있었다. 주인은 그래도 그 개가 더 빨리 썰매를 끌도록 모진 매를 가하고 있었다. 그 캐나다팀과 첫 번째 팀 사이에는 50m나 되는 거리가 있었는데 그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도 캐나다인 썰매꾼은 우승을 노리고 무자비한 매질을 했다. 그 팀은 그대로 달렸으면 준우승은 할 수 있었는데 캐나다인 썰매꾼은 기어이 우승을 하려고 날뛰고 있었다.

토마스 교수가 이끄는 팀이 세 번째로 나오고 있었다. 그 팀은 시베리아 허스키와 알래스카 마라뮤트의 개들이 혼합하고 있었는데 시베리아허스키의 민첩성과 알래스카 마라뮤트의 스태미나가 잘 조화되어 꾸준히 달리고 있었다. 토마스 교수는 다른 썰매꾼들처럼 무자비한 매질은 하지 않았다.

토마스 교수팀이 30m 거리에까지 따라오자 2위로 달리던 캐나다 썰매꾼이 당황했다. 그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면서 선도견에게 가혹한 매질을 했다.

그래서 그 팀을 이끌던 선도견이 그만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다. 그 뒤를 따라오던 토마스 교수는 그 캐나다인 썰매꾼이 썰매를 정지시키고 쓰러진 선도견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일부러 자기 썰매를 정지시켰으나 캐나다인 썰매꾼의 썰매는 정지하지 않았다. 그 썰매는 쓰러져 있는 선도견을 질질 끌면서 계속 달렸다. 쓰러진 선도견은 동료의 발에 밟히고 썰매에 치이면서 줄줄 피를 흘리면서 끌려가고 있었다. 참혹했다.

그러나 토마스교수도 어찌할 수 없이 그 옆을 지나갔다.그게 가혹한 경기의 실상이었다.

토마스 교수는 그러나 우승을 노려 무리한 경기 운영은 하지 않았다. 그는 준우승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썰매팀들이 결승지점인 페어뱅크스에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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